안영수 < 산업연 책임연구원 >

95년말 현재 미국 항공기 산업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총 생산액의 8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G7국가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동비중은 80년대의 65~70%에 비해 상당히 감소된 것이기는 하나 미국의
압도적 우위상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95년말 현재 미국 항공기산업의 수출액은 3백4억4천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수요규모는 미국 총수출액의 5.5%를 차지하는 큰 비중
이다.

최근 우리나라 항공기산업은 KFP UH-60을 비롯한 각종 군용기사업의 기술
도입에 의한 생산에 따라 연평균(90~95년) 3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항공기산업의 G7국가 대비 시장점유율은 산업초기단계인
82년의 0.1%에서 95년에는 1.6% 수준으로 크게 신장되었다.

95년말 현재 국내에 수입된 여객기는 제조상품 단일품목(HS 6단위기준)으로
16억3백만달러를 기록하여 반도체, 냉방기기류에 이어 3위의 수입규모를
보였다.

이에 비해 주력상품인 항공기 부품의 수출액은 2억1천1백만달러, 전상품
대비 수출비중은 0.1 7%에 불과하여 이부문 수입비중 2.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이 결과 무역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미간 경쟁력을 보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항공기 부품을 기준
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가격격차가 1백(한국):1백40(미국)으로
한국이 우위에 있으며, 비가격 경쟁력은 품질면에서 각각 미국의 75~80%,
기술면에서 미국의 80% 수준에 도달해 있어 선진국 수준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완제기부문에서는 독자개발 경험이 거의 전무하여 세계 최첨단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과 현격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기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는 미국에 비해 9.5%(95년
기준)에 불과한 내수시장 규모와 낙후된 기술수준, 그리고 미흡한 정부지원
을 들수 있다.

시장규모는 항공기 생산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전제요소이며, 완제기를 개발할 수 있는 설계기술 확보는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유도시킬 수 있고,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시장 실패를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항공기산업이 21세기의 주요한 주도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제들을 보면, 먼저 독자개발사업을 창출해야 한다.

현재 표류상태에 있는 "중형항공기" "다목적 헬기" "고등훈련기" 개발사업
등의 주요사업들에 대하여 니치마켓 설정, 시장진입 전략, 개발방식 등에
대한 재검토가 조속히 마무리되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민.군사업간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군수용과 민수용간의 시장진입 시기를 적절히 조정하여 기술.인력
그리고 시설 및 장비 활용을 도모하는 등 범위의 경제효과와 학습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셋째 외국 선진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항공기산업은 그 특성상 막대한 개발 및 투자비용 때문에 이를 우리나라
단독으로 추진하는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며,규모의 경제 확보에 필요한
적정 시장규모를 창출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항공기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총괄조직기구
의 설치가 시급하다.

항공기산업은 그 어느산업보다도 정부의 역할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따라서 항공기산업에 대한 발전전략 수립, 수요.공급자간의 긴밀한 연계,
수요창출,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전담할 수 있는 "항공기산업육성
기획단(가칭)"의 설치가 시급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