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의 소비풍조가 건전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해외여행도 사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모방소비나 유명상표 선호의식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는 전국(제주도제외)의
초.중.고등학생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의 소비의식과
행태에 관한 여론조사"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은 85.5%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풍조를 건전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또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하는 친구들에 대해 60.9%가 사치스럽다고
대답했다.

기업인에 대한 인식과 관련,청소년들의 69.0%는 기업인들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돈을 많이 번 재벌이나 기업인에 대한 이미지는 "존경"(42.7%)보다는
"존경하지 않는 쪽"(57.2%)으로 표출됐다.

청소년들은 기업인을 존경하지 않는 이유로 "축재방식이 옳지 못했다"(29.5
%)거나 "이익을 사회에 환원치 않는 점"(18.4%)등을 꼽았다.

또 과반수(53.9%)의 학생은 기업가가 고객이나 소비자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지적,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인색한 것으로 평가했다.

청소년들은 모방소비(59.7%)나 유명상품(49.5%)을 좇고 라디오나
TV광고를 보고 충동구매를 느끼는 것(58.2%)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소년의 10명중 4명(37.9%)은 물건을 분실하고도 찾지 않으며
용돈이 모자라면 부모님을 조르거나(52.4%) 학용품을 산다고 거짓말(17.5%)
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에게 꾸는 경우도 9.6%였다.

반면 아르바이트를 해 스스로 부족한 용돈을 마련한다는 응답은
9.2%에 불과했다.

친구들과 함께 쓴 비용에 대해서는 85.5%가 "각자 부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들도 우리사회의 소비풍조에 대해 대다수(85.5%)가 "불건전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견해는 여학생에게서 또 고학년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이거나 고학년일수록 해외여행이 사치스럽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응답자중 해외여행이 사치스런 것이 아니라는 견해는 39.0%였는데
반해 여학생(41.0%)과 고등학생(41.9%)에게서는 이보다 높았다.

청소년의 과반수이상(58.2%)은 학업성적과 장래의 경제적 성공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같은 인식은 남학생(53.3%)보다는 여학생(63.0%)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또 고학년일수록 학업성적과 경제적 성공은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고등학생의 경우 10명중 7명 가까이나(65.0%) 이같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개인적인 능력"(81.2%)을
중시했으며 "학연.지연.혈연등 연고"(10.7%)나 "부모의 경제적 배경"(7.9%)
도 함께 제시했다.

한편 못사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일수록 "연고"(20.7%)를
성공의 조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직업선택에 중요한 요소로는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발휘"(56.2%)
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직업의 안정성"(17.8%)이나 "소득"(11.2%)등의 순이었다.

장래 원하는 직업으로는 "회사원.공무원"(23.6%)"의사.변호사.건축사"(18.
8%)"교수.연구원"(15.0%)"기술자.과학자"(14.1%)등을 꼽았다.

고학년일수록 화이트칼라를 선호하는 반면 저학년일수록 의사 변호사등
전문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