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대표의 "젊은 후보론" 발언을 계기로 이회창 박찬종고문의
"장외행보"가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고문은 7일 포항공대에서 특강을 가진데 이어 대구로 이동, 경북대에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정치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고문은 현재 30여 곳으로부터 강연을 요청받아 일정 조정에 고심중인데
일단 오는 14일 대전 한남대 등 1~2곳의 초청에 응하기로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며 8일 고문단회의를 거쳐 13일부터 시작되는 지구당 개편대회 참석일정
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고문도 이날 낙동강 환경연구소부설 대구환경대학 초청으로 계명대에서
"경제난국 타개와 21세기 부국강병 국가발전 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가진데
이어 8일 부산 동아대, 9일 경남 거창 청년회의소 등에서 특유의 "부국
강병론"을 주제로 잇달아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박고문은 특히 당초 8일 고문단회의에 불참할 예정이었으나 부산대 동아대
강연을 오후로 미루고 참석키로 방향을 수정, 관심을 끌고 있다.

박고문측은 "일정이 겹치거나 당차원의 특별한 "교통정리"가 없는 한 10개
지구당 개편대회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고문은 이날 포항공대 특강에서 "지금은 세기적 변혁의 시기인 만큼 열린
세계를 향해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사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예측 가능한 사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야만
선진화를 이룰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고문은 또 "선진화를 지향하는 자율적인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한 전제
조건은 책임과 비판의 수용"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창의력과 개성
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고문은 이날 대구강연에서 경제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경제난 타개를 위한 정부 경제팀의 결연한 의지와 분발을 촉구하면서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 "정부 경제팀이 말로만 금리인하 물류비용 절감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등을 이야기할뿐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
에서 국민이 어떻게 믿고 따를수 있느냐"며 질책했다.

박고문은 특히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지역의 정서를 의식, "우리는 경공업
을 너무 일찍 포기했다"고 비판하면서 "섬유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세계일류
산업으로 육성, 60~70년대 개발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고문은 이어 "정치선배와 원로들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주역들을 육성
하고 그들에게 지혜와 경륜 권위를 넘겨주어야 한다"고 정치원로들의 퇴진을
통한 세대교체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젊은 후보론"에 힘을 실어 주목됐다.

박고문은 또 대선과 관련, "다음 대선은 역대 선거가운데 가장 깨끗하고
투명하게 최소비용으로 치르는 가난한 선거여야 한다"면서 "신한국당은
선관위 지원금과 당후원회가 공개모금한 후원금만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며
여당후보는 후보가 되는 순간부터 단한푼의 정치자금을 받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지역등권론을 직접 겨냥, "지역이 돌아
가면서 정권을 맡는다는 것은 국가연합체제에도 없는 시대착오적인 발상"
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고 "지역등권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지
기반 한계가 어디에 원인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공박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