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를 이겨내는 효자상품을 만들어라"

새로운 유통망을 개척한 저가 화장품과 신유행을 만들어낸 패션상품들이
불황속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있다.

이들 상품은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제조및 유통업체들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있다.

태평양 LG생활건강등 화장품업체들이 지난봄 내놓은 슈퍼용 화장품은
판매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슈퍼용 화장품은 가격이 1만원안팎으로 전문점을 통해 팔리는 시판제품
값의 절반에 불과하다.

품질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LG생활건강의 "오데뜨"제품은 지난 4월에 선보인이래 5~6월 한달
평균 7억원어치가 팔렸다.

그러다가 9월들어 12억원, 10월에는 13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긋고있다.

태평양의 "쥬비스"의 경우 판매초기인 4월에 5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실적이 10월에는 9억원선으로 껑충 뛰었다.

김원규 태평양 생활용품마케팅실장은 "일상품의 경우 중고가품을
쓰던 소비자들도 불황기가 닥치면 저가품 선호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식기류 생산업체인 "청송"은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기그릇에
약간의 아이디어를 가미해 변형시킨 라면기로 주부들을 사로잡고있다.

이 라면기는 커다란 컵모양으로 돼있어 라면 국 반찬 음료등을
간편하게 덜어먹을수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 계란찜등 요리도 할 수 있다.

아크리스백화점 매장의 경우 이 제품이 하루 200개정도 팔리고있다.

1개 3,500원, 3개 1만원으로 다용도의 저가제품이란 매력이 주부들의
발길을 잡고있는 것이다.

양모이불은 상품의 소재를 바꾸어 성공한 케이스이다.

이 상품은 아크리스백화점 매장에서 하루 400장씩 팔리고있다.

홈패션매장의 이불 베개 카펫등의 하루판매량 100개의 4배나 된다.

이 백화점 침구 수예 담당바이어 김영묵대리는 "양모는 땀흡수가
잘되고 화재때 유독가스가 거의 발생되지않는 천연소재"라며 "10월
세일때는 다른 매장과 매출균형을 맞추기위해 한동안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스리피스신사복은 신유행을 만들어 불황을 이겨낸 대표적인 상품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끊이지 않던 신사복업체들의 매각설 부도설이
요즘들어 쑥 들어가버린 것도 바로 스리피스 신사복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신사복 매장에서 9~10월 두달간 5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중 숙녀의류의 매출신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친반면 신사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2%나 신장했다.

롯데백화점도 스리피스정장의 유행에 힘입어 지난달 10월 한달동안
신사정장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5%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신사의류담당 바이어 박인재과장은 "손님의 절반이상이
조끼가 딸린 스리피스를 찾게되면서 1인당 객단가가 35만원선에서
42만원이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매출액은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