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수'' ''기를 불어넣은 물'' ''게르마늄수'' 등 인체의 질병치유력을
높인다는 이른바 ''기능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기능수는 보통 물과는 다른 분자구조와 기를 함유, 현대의학으로도
고치지 못하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대한 자연치유력을 높인다는
점을 앞세운다.

그런만큼 값은 일반생수는 말할 것도 없고, 우유나 쥬스보다 3~5배이상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육각수로 이 물은 물분자가 화합한 고리구조가 육각형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

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육각의 분자구조를 가진 물이 독특한 건강증진
효과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물이 질병의 예방치료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레이건 전미대통령에게 물을 공급한다해서 화제가 된 씨-스텝사(사장
성평건)가 만드는 육각수 "레민다"는 지하에서 채취한 암반수에 파동을
일으키는 특수한 돌로 처리해 만들었다는 물.

이 물은 "파동의 공명"이라는 원리로 비정상화된 인체의 유전정보를
정상화시켜 각종 질환을 인체가 자연적으로 치유하게끔하고 면역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탄산음료제품으로 허가를 받아 2백40ml 한캔에 1천3백50원, 5백ml
PET병에 2천7백원으로 먹는 샘물보다도 5배나 비싸다.

동영산업(대표 김태환)이 만들어 파는 삼익탕은 기를 담았다고 한다.

기에너지를 담았다는 바이타라는 신소재를 개발한 이 회사는 바이타를
원료로 만든 전자파차단매트와 비누 등 다른 건강보조제품도 생산하고
있으며 기를 담은 물에 녹용과 약재를 섞었다는 삼익탕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 윤성일전무는 "삼익탕을 담은 봉지안에 붕어를 넣고 아무 음식을
주지않아도 4개월을 살았다"며 이 물의 효과를 설명했다.

목천식품이 지난해말부터 생산판매하는 게르마늄수는 차령산맥의 지하
2백m 암석층에서 용출되는 지하수가 원수.

게르마늄수는 우유 한 팩보다도 작은 용량인 1백60ml 한 봉에 권장
소비자가격이 1천6백원이다.

같은 용량의 우유보다 5배쯤 비싼 셈이다.

술값이 비싸다는 강남술집 등에서 생수대신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은천게르마늄연구소라는 곳에서는 "대금산 게르마늄약수"라는
물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연구소의 신상복전무는 "게르마늄약수는 중금속과 결합해 중금속을
배출시킴으로써 당뇨, 고혈압 등의 환자들에게 질병치료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능수를 만드는 업체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반론에 대비해 나름대로
육각수나 게르마늄수를 당뇨나 고혈압을 가진 환자들에게 꾸준히 음용시킨
결과 극적으로 호전된 사례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육각수를 연구해온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전무식 석좌
교수는 "육각수는 생체의 더러움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므로 결과적으로는
질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학계 등 학계는 업체들이 자칭 "신비의 물"이라 부르는 육각수와
게르마늄수 등 기능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대의대의 한 교수는 "물이 중요하긴 하지만 물의 고리구조라는 것이
물리학적으로 검증된적도 없고 물과 특정 질병사이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검증된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한 의사는 이것이 "신비주의과학을 이용한 상혼이며 질병치료
효과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오히려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을 토대로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성인병환자들에게는 이들
기능수가 일종의 "대안요법"처럼 어필하고 있어 붐을 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