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진의 개념은 사실 전달이나 기록의
보존수단 등이다.

그래서인지 사진은 일상적인 것으로는 쉽게 이해되지만, "예술작품"
으로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그러나 사진은 탄생이래 종래의 미술 개념과 "도전과 응전"의 방식을
거치며 치열하게 시각예술의 장을 구성해온 장르다.

현재에 와서는 작가들의 보조적 매개수단을 넘어선 강력한 이미지
전달의 방식으로 채택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사진작품은 경매에서 수집가들이 가장 흥미롭게 여기는
새로운 시장 중 하나이다.

소더비는 1975년부터 정기적으로 1년에 두번씩 사진작품 경매를
해왔고, 지금은 경매가 열릴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다.

올해 소더비의 사진 부문은 4월과 10월에 열린 두 차례의 경매에서
923점을 선보여 462만8,894달러의 총매출액 (바이어 프리미엄 포함)을
올렸다.

여기에서 몇몇 작품은 10만 달러 또는 그 이상의 액수에 팔리기도
했다.

1980년 사진작가 에드워드 웨스턴 (Edward Weston)의 작품이 9,500달러에
팔린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올해의 이 액수는 인상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의 소더비 사진 경매에는 두가지 경향이 나타났다.

첫째는 아름답고 귀한 19세기 작품들, 특히 다게레오타입
(daguerreotype/은판)에 붙여진 프리미엄이다.

다게레오타입은 사진의 아주 초기적인 형태인데 1840년대와 1850년대에
이 기법으로 만들어진 사진 작품들은 이제 모든 경매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다.

가장 최근인 10월2일 경매에서는 노예제도 폐지론자였던 프레드릭
더글라스 (Frederick Deuglass/1817~1885)의 다게레오타입 초상화
(1852년 제작)가 18만 4,000달러에 팔렸다.

이는 19세기작품 경매에서 팔린 사진으로는 높은 가격에 속한다.

1년전인 1995년 10월 소더비는 19세기 작품으로 세계 기록을 만들었었다.

미국의 국회의사당을 찍은 1847년의 다게레오타입 사진이 18만9,500
달러에 팔린 것이다.

소더비의 또다른 경향은 "블루 칩 포토그래퍼(blue-chip photographers)",
즉 사진계에 영원한 업적을 남긴 사진작가들이 찍은 고풍스런 사진들에
붙는 프리미엄이다.

한 예로, 1996년 4월에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티나 모도티
(Tina Modotti)의 1929년 작 "꼭두각시 부리는 사람의 손 (Hands of the
Puppeteer)"이 9만6,000달러에 팔린 것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녀의 연인이자 스승이었던 에드워드 웨스턴이 한때
소장하던 작품이다.

1996년 10월 경매에서는 박물관에 소장되었던 작품들의 치솟는 가격이
시선을 끌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소장했던
오거스트 샌더 (August Sander)의 1926년 작 "체육가 (Gymnasiast)"가
6만7,400달러에 거래되었으며 (예상가 1만5,000~2만5,000달러), 마틴 문카치
(Martin Munkacsi)의 1923년 작 "오토바이 타는 사람 (Motorcyclist)",
"부다페스트" (budapest.예상가 7,000~1만달러)는 3만9,100달러에
낙찰되었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