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 중장기 전망 ]]

로렌스 클라인 <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


세계경제는 중기적으로 선진국이 연간 2~3%의 성장에 그치는 반면
개도국은 5%이상의 성장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역별로 서로 다른 경기순환단계는 지나고 있어 적어도 20세기
말까지는 세계적인 불황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먼저 선진국 경제를 보면 유럽과 일본경제는 회복국면으로 들어섰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유럽의 경우 마스트리히트체제에 따른 통화신용정책상의 제약으로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둔화되고 실업율이 높아지는 등 최악의 시장상황을
맞고 있긴 하다.

하지만 서서히 여건이 나아지는 추세다.

일본도 대규모 재정투자로 자산가치의 하락에 따른 89년이후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

유럽과 일본경제의 회복은 세계교역량을 증대시켜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선진국은 중기적으로 2~3%의 완만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과 달리 개도국권에서는 성장이 가속될 것이란 징후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율 전망치도 5%를 넘는다.

선진국과 개도국간 성장율 격차는 개도국의 인구증가율이 높다는데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인구요인을 감안해도 선진국(1.8%)과 개도국(3.8%)간에는 2%
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다.

개도국 경제의 전체모습은 양호하나 경제실적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르고
지역별로도 상이하다.

동아시아의 경우 여전히 기적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선두주자인 신흥공업국들(NIES)은 30년이상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APEC내의 다른 나라들도 높은 성장을 보이고는 있으나 역사는 짧다.

중국은 후발주자이긴 하나 78년 자유화 이후 매년 9%대의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12억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총생산에서 이미 세계 10위권에
올라있다.

21세기초에는 세계최대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동아시아의 기적은 다른 개도국들에게 "자석"이 되었다.

여러관점에서 남미경제는 동아시아를 지침으로 삼고 있다.

60년대 세계경제의 장악을 꿈꾸었던 남미의 개도국들도 이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남미국가들은 96년이후 새로운 상황에서 성공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세계경제에서 진정한 그들이 "틈새시장"이 있는지 매일 점검해 보아야 하는
형편이다.

동유럽에서는 폴란드와 체코가 가장 안정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체코는 대규모 실업을 피하는데도 성공했다.

폴란드와 다른 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대규모
실업사태를 겪었다.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발틱3국과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은 모두 플러스 성장이 기대될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등과 구소련의 다른 국가들은 적어도 1~2년이
지나야 전환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 물가 금융시장여건 교역 국제수지 등의 평균적인 패턴은 매년 매분기
매월 나타나는게 아니다.

동적인 경제는 변동한다.

어떤 변동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 설명이 어려울 정도인 반면 어떤 변동은
경기순환의 자연스런 상하운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70년대 나타난 두차례의 오일 쇼크때 대부분의 국가들은 동시에 그 영향을
받았다.

말하자면 동기화된 순환운동이다.

반면 89년과 90년에는 비동기화 충격을 강하게 경험했다.

동아시아의 개도국들은 나름대로의 자유화과정을 통해 80년대와 90년에
강력한 확장을 했다.

세계경제는 이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각기 상이한 경기순환단계를 맞고
있다.

이는 경기확장기를 그만큼 연장할 수 있으며 20세기말까지 세계적인
불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해주는 요인이다.

향후 커다란 교란과 침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경기전환점을
지적하는게 쉽지 않다.

중국경제의 고성장여부, 아시아국가들의 방위비부담, 세계경제의 3극
분할 등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나 과거의 오일쇼크와 같이 세계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는 충격적인 상황은 적어도 4~5년내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