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대대적인 석도강판 설비 증설에 나서 국내 석도강판 시장에 공
급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포철은 포항제철소 안에 오는 2000년까지 총 3천9백37억원을 들여 연산 30
만t 규모의 석도강판 설비와 이의 중간원료인 석도원판 50만t 생산설비를 증
설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석도강판은 스틸 캔을 만드는 재료로 국내에선 포철 동부제강 동양석판이
각각 내수시장의 30%정도씩을 공급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신화실업이 생
산하고 있다.

또 석도강판의 원료인 석도원판의 경우 포철이 연간 61만t을 거의 독점 공
급중이다.

현재 석도강판을 연간 20만t 정도씩 생산하고 있는 포철은 계획중인 설비증
설이 완료되면 연간 50만t 생산체제를 갖춰 국내 최대 생산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기존의 석도강판 업체들은 석도원판의 공급권을 쥐고 있는 포철이 석도강판
설비를 크게 증설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내수규모에 비해 생산량이 많은
석도강판 시장이 공급 과잉현상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석도강판 생산은 43만7천t에 달했지만 내수는 30만2천t에
그쳤다.

포철관계자는 이와관련, "석도강판 설비를 증설하더라도 기존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고 남는 제품은 가능한 한 수출로 소화할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중국이 오는 98년께까지 1백50만t 규모의 설비증설을 추진하
고 있어 석도강판의 수출전망이 별로 밝지 않다며 포철의 설명을 반신반의하
고 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