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신형 소형차 라노스를 선보이면서 소형차시장을 둘러싼
현대 기아 대우 등 완성차 3사의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라노스의 시판으로 소형차에 대한 기대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침체를 보여왔던 소형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는 르망 후속차로 개발한 신형 라노스를 오는 16일부터
시판한다.

이 차는 대우가 지난 92년 GM과 결별한 이후 내놓은 첫 독자모델이다.

대우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볼륨감을 강조한 엑센트의 변형모델(페이스
리프트)을 내년초에 시판, 대우의 라노스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상황을 봐가며 이 차의 시판시기를 빠르면 연말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기아자동차도 97년형 아벨라를 지난9월 중순께 내놓으면서 일부 모델
변경과 함께 가격도 대폭 낮춰 소형차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는 라노스가 첫 독자개발 모델인 만큼 이 차의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는 물론 자신있다고 말한다.

스타일과 엔진성능, 안전 및 편의성 측면에서 동급 차종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라노스는 우선 외부스타일에서 신선한 변화를 줬다.

대우그룹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형 헤드램프
등이 눈에 띈다.

또 최근의 소형차 디자인 경향에 따라 앞은 길고 뒤는 짧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날렵한 인상을 갖게 한다.

차체와 실내는 경쟁차종인 현대의 엑센트나 기아의 아벨라에 비해 크고
넓다.

이 때문에 소형차이면서도 준중형차 스타일의 느낌을 준다.

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대우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엔진은 1.5리터 96마력의 SOHC와 110마력의 DOHC 등 두가지로 동급의
경쟁차보다 출력이 향상됐다.

또 그동안 대우차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벨트
흡입기 등에 새로운 소재를 써 소음을 크게 줄였다.

변속기는 국내 처음으로 오일교환이 필요없게 만들었다.

서스펜션은 독일 포르셰의 기술진이 개발에 참여, 주행성과 승차감을
높였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대우는 안전성도 크게 강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승객의 탑승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차체의 기본골격 강도 등을 기존
소형차보다 30~40% 향상시켰고 동급 최초로 운전석과 조수석에 듀얼
에어백을 옵션으로 준비했다.

이밖에 이중잠금 시트벨트와 미끄럼방지 시트를 채택했다.

색상은 청옥색 연옥색 연벽돌색 등 파스텔톤을 처음 적용하는 등
아홉가지를 갖췄다.

대우는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본격 판매에 들어가며 내수시장에서 월 1만대를 판매, 소형승용차
시장점유율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600만원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3도어 5도어 해치백
모델은 내년 상반기중 시판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내놓을 엑센트 변형 모델은 보닛과 좌우 펜더 볼륨을
키우고 범퍼와 트렁크 부분을 바꾼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또 이 차에 1,500cc급 DOHC엔진을 장착해 엔진성능을 강화한
모델도 내년께 함께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9월13일부터 구형 아벨라에 비해 대당 판매가격을
10만원에서 최고 36만원까지 내리고 디자인을 일부 변경한 97년형 아벨라
판매에 들어갔다.

기아는 이와함께 기존 프라이드의 가격을 대폭 낮춘 프라이드 저가차
모델을 개발, 내년초부터 시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