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유통업자의 힘이 막강해지고 있다.

과거 생산업자의 힘보다도 훨씬 강력한 힘을 유통업자는 가지고
있다.

이 힘은 바로 소비자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소비자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유통업자는 소비자를 등에 업고
생산자에게 소비자의 이름을 대신해 제품의 질 가격 유통조건까지
지시하는 것이다.

유통업자는 중간매개자로서 유통경로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지않으면 안된다.

단순한 장소의 이동에 따른 가격의 상승이 아닌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그 가치를 인정할수 있는 창조적 가치여야 한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유통업자의 횡포에 대해 얘기한다.

특히 백화점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생산업자나 공급업자의 원성이
크다.

유통업자의 힘의 원천은 소비자로 부터 나오는 것이지 유통업자
자체가 힘의 원천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유통업자의 횡포는 생산업자나 공급업자를 내몰아 그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접근할수 있는 방법을 찾게 만든다.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기술을 동원한 온라인
백화점이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방식은 TV광고에 인터넷주소나 판매망
안내광고를 넣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유통업자를 위협하게 될것이다.

유럽 등지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TV HIGH STREET SHOPPING
같은 것은 과거의 유명 백화점이나 상점을 방문하여 상품을 소개하던
것에서 벗어나서 공터에 무대세트처럼 쇼핑거리와 상점들을 만들어
놓고 상품을 진열하여 TV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기법을 쓰고 있다.

쇼핑거리와 상점들이 무대세트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고
더욱 화려하고 멋지게 변형할수 있는게 장점이다.

이 판매방식은 백화점이나 기존 유통업자가 가지고 있지못하는 유연성과
기종성을 갖추고 있어서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고객의 취향에 즉각적으로
적응할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수 있다.

아마도 앞으로는 제품별 회원제를 만들어서 패션옷의 경우 회원들의
체형별로 모델을 준비하여 멀티미디어 PC를 이용하여 회원가정의
PC화면에 패션쇼를 연출하 또한 3차원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가상현실
(VIRTUAL REALITY)의 기술진보는 실제로 시장에서 경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 소비자들이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원하는 제품을 살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신제품의 고객반응을 조사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정도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PC화면에 현실과 같은 소매점환경을 창출, 소비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히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신 판매기법으로
사용될 것이다.

TV나 PC를 이용한 새로운 판매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과
신속성이다.

거의 무제한적으로 소비자에게 새롭고 다양한 쇼핑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변화에 유통업자가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변화가 있어야 한다.

유통업자는 생산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한다.

유통업자는 생산업자와 소비자 양자를 고객으로, 부단한 합리화노력을
통한 비용절감에 기여해야 이들을 계속해서 고객으로 둘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유통업자는 소비자와 최접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비교우위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고객과의 물리적인 접촉을 통한 친절과 신뢰성으로 고객의 충성심을
만들어주고 인간적 유대관계를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에 대한 훈련과
교육에 최대한 투자해야 하며 사기진작과 최선의 친절이 나올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친절하지도 않은 직원은 차라리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이와함께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얻을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시기적절한 마케팅전략으로 세분화된 상품별 고객을
관리, 유지하는 전략을 수립,이를 통해 생산업자를 지원해야 한다.

소비자에 대해서는 물류서비스의 고급화를 통해 부가된 가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영국의 경우 해롯드백화점의 독특한 문장으로 디자인된 배달차량이
집앞에 멈춰서면 동네 이웃들이 창문으로 부러운 듯 내다보는 광경이
TV광고에 나온다.

헤롯드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권위가 물류서비스를 통해 자연스레
고객에게 부가되어 전달되는 것이다.

최근에 회자되는 "Focus On Customers Need"가 소비자의 표출된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평면적인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Tune Into
Customers Need"가 되어야 한다.

Tune 이라는 것은 악기의 음을 조율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의미는 훨씬 섬세하고 예술적이며 입체적인 뜻이 있다.

이미 표출된 고객의 욕구뿐만 아니라 잠재되어 있고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욕구까지도 깨우치고 드러내어 그 욕구까지도 만족시켜주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Tune Into Customers Need"의 서비스를 갖추어 나가야지만
유통업자가 "왜 존재해야 되는지"의 분명한 이유를 고객에게 설명할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유통업자는 생산업자와 소비자의 양고객에게 왜 나를
선택해야 되는가의 분명한 이유를 주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독창적인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 유통업자는 시장에서 도태될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