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몇만원 들어가는 은행예금을 하려 할때에도 사람들은 이것저것
따져본다.

하물며 수천만원에서 몇억원을 호가하는 골프회원권을 구입하려는
당사자들은 더욱 따질게 많다.

회원권을 구입하면 과연 부킹은 얼마나 자주 할수 있고, 한 번 라운드
하는데 얼마만큼 비용이 들어가며 효용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다.

이른바 비용.효과분석이다.

예를 들어 회원권 가격과 규모 회원수 등에서 평균수준인 A골프장의
비용.효과분석을 해보면 다른 골프장도 같은 방법으로 유추분석이
가능하다.

18홀인 A골프장의 회원권가격은 1억원, 회원수는 850명이다.

A골프장은 일요일 평균 수용팀수가 88팀이다.

1년은 54주이므로 연간 이 골프장은 일요일에만 4,752팀을 받을수 있다.

일요일에 비회원은 일체 받지 않고 회원들만 입장시킨다고 해도
회원들에겐 1년에 약 6번 일요일 부킹이 돌아온다는 얘기다.

따라서 회원이 되면 2개월에 한번꼴로 주말부킹을 할수 있다고 보면
된다.

1억원을 투자해놓고 2개월에 한번 라운드를 한다고 하면 부킹 1회의
금전적 가치는 약 150만원이 된다.

회원으로서 일요일에 한번 라운드하는 대가가 150만원이라는 뜻이다.

이는 1억원을 1년짜리 정기예금으로 예치해 두었을 경우 이자를
따져보면 쉽게 계산할수 있다.

1억원짜리 정기예금 (이율 9%)을 넣어두면 한달 평균 75만원의 이자를
받기 때문이다.

주말부킹만을 대상으로 삼았으나 평일에도 자주 코스에 나가면 1회
라운드비용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를테면 월1회 골프장을 찾으면 라운드비용은 75만원이 되고, 월 2회
나가면 38만원이 되는 식이다.

요컨대 회원권은 골프장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용가치가
급격히 높아진다고 말할수 있다.

물론 회원권의 총체적 가치를 이같이 예금을 했을 경우의 기회비용
측면으로만 따질수는 없다.

라운드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비즈니스에 활용하며 골프장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주인대접(?)을 받는 것 등 계량할수 없는 무형의 가치도 크기
때문이다.

또 회원권을 구입한뒤 시세가 급등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주말부킹은 못하더라도 시세차익으로 재산가치를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골프장에 따라서는 회원권을 사면 그린피를 면제해주거나
가족들에게 회원대우를 해주며 비회원을 동반할수 있는 특전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회원권이 있으면서도 정작 필요한 요즘같은 시즌때 라운드
기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회원권은 한낱 휴지에 불과하다.

위의 예는 평균적인 예일 따름이고 골퍼들에 따라서는 1년내내 한번도
주말부킹을 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에서는 회원권을 구입하느니 그 돈을 은행에 예치해두고 이자로
골프를 치는 것이 낫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따라서 골퍼들은 회원권을 구입할때 회원권의 시세전망과 함께 가격
회원수 부킹제도 등에 따른 라운드당 비용.효과분석을 철저히 해본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