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톰슨그룹의 민영화, 특히 가전분야인 톰슨멀티미디어(TMM)의 대우
인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과 노조, 언론등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알랭 쥐페 총리가 29일 국회에서 이 문제를 토의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 국민 대다수가 TMM의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반대파들의 입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들은 계속 민영화에
비판적인 여론을 대변하는 한편 앞서 대우가 북부 로렌 지방에 세운 현지
공장의 노사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 그리고 최근 한국내에서 뇌물사건과
관련된 대우 간부의 구속등을 거론하는 등 대우의 흠집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국내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앞서 민영화 방침에 대한 정부의
견해를 "불변"으로 고수하던 입장에서 "민영화 위원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후퇴한데 이어 이날 쥐페총리가 국회 토의에 붙이겠다고 천명하는 등 일부
완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톰슨그룹을 인수키로 내정된 라가르데르그룹과 앞서 인수 경쟁에서
라가르데르측에 기선을 제압당한 알카텔알스톰그룹이 상호 민영화 전략을
공개하는등 경쟁 그룹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알카텔그룹은 만약 정부가 자신들을 인수자로 선호했을 경우 TMM을 일방
매각하는 대신 50-50 지분 비율의 공동 제휴를 모색할 방침이었다고 공개
함으로써 라가르데르 그룹의 매각방침을 간접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라가르데르 그룹측은 민영화 참여에 앞서 30대 그룹에 TMM
인수를 타진했으나 유일하게 대우만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대우
인수를 정당화하고 나섰다.

또 쟁점이 되고 있는 "과연 프랑스의 간판 기술산업인 TMM이 단돈 1프랑
가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도 관계 기업은 물론 언론 상호간에도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라가르데르그룹측은 TMM이 현재 상태로라면 올해말에는 부채액이 1백70억
프랑(약 2조6천억원)에 달해 정부가 재투자한 1백억프랑 정도가 투입
되더라도 자산평가액(62억 프랑)을 감안할 경우 전체적으로는 가치가 제로
(0)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영화 반대파들은 TMM이 당장은 재무구조가 좋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나아질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민영화 방침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알랭 프레스타 TMM사장은 29일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 TMM이 98년말경에는 경영면에서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면서 TMM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의 점유율, 그리고 디지털 TV분야
에서의 선도적인 역할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의 인수방침에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어느 기업이던 TMM을
"지금까지 쏟아넣은 노력이 결실을 맺는 시점"에서 인수하는 것이 된다고
TMM의 대우 매각을 간접 비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