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중국 반환이 내년으로 임박한 가운데 홍콩에 도전할 새로운 중국
금융센터로 싱가포르나 상해보다는 대만이 현재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메릴린치투자회사가 28일 밝혔다.

메릴린치 홍콩지사가 이날 발간한 "홍콩 2000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대만이 자본 수출국으로 기업 경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낮은
생산비를 잘 활용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
했다.

현재 상해가 중국의 금융센터 역할을 하고 있으나 내년 7월 1일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는 상해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싱가포르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도 중국에 대한 투자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대만과 홍콩의
역할은 점차 증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과 대만간에 정치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
중국이 대만과 경제적 관계를 단절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대만이 본토 투자를 위한 자본 공급과 경영 서비스의 기지로
홍콩을 활용하려들 경우에도 중국이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라는 명성을 걸고
경쟁을 벌여 왔으나 이제는 화물로 경쟁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이 두 항구는 지리적으로다른 고객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또 홍콩의 자본력에 대항할 전략이 결여돼 있으며 기업 경영의
전통도 희박하기 때문에 홍콩의 경쟁 상대로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해는 홍콩보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으나 열악한 교통 환경,
사회간접자본 부족, 정보 접근 장애, 전문 경영 서비스 부재등이 이 중국
최대 도시의 경쟁력감소 요인으로 지적됐다.

메릴린치 홍콩지사의 리처드 마골리스 부사장은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에도 홍콩이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골리스 부사장은 앞으로도 홍콩이 중국 경제의 배후지 역할로 번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