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안고있는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고비용-저효율의 취약한
경제구조때문이라는게 지배적 견해다.

지금 정부가 앞장서고 각 경제주체가 동참하는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은 주로 고비용구조를 해소하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비용과 효율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효율이 낮으면 비용은 높은 것이고 효율이 높으면 비록 비용이 많이
든것 같아도 결과적으로 저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 강화의 지름길은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펼치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지금 이 가운데 임금 금리 물류비용 등 주로 고비용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 제고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나마 아직은 인식의 차원에 머물고 있다.

고비용구조를 깨는 일이 쉬울수는 없다.

그런데 설령 고비용구조를 깬다고해서 그것이 바로 경쟁력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적게 쓰고 아낀다고해서 잘살게 되는 것이 아닌것과 같다.

잘살려면 남들보다 더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행은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비용구조의
해소와 함께 기업 스스로 생산활동의 효율을 높여야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보고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일간제조업 생산효율비교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효율성이 일본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의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부가가치율(생산액대비
부가가치액)은 우리의 경우 80년의 22.8%에서 94년 29.1%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런데 일본은 같은 기간 29.0%에서 37.3%로 상승했다.

그결과 94년 현재 우리의 부가가치율은 일본의 80년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실질생산액대비 실질원재료비를 나타내는 단위생산물당 원재료비는
우리의 경우 91~94년중 평균 0.6%감소했지만 일본은 1.4%나 감소,
원재료이용의 효율성에서 일본에 뒤지고 있고 제조업부문의 부가가치대비
총에너지 소비량을 나타내는 에너지 원단위는 우리의 경우 92년 0.91로
일본의(0.21)의 4.3배수준이다.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우리는 설비보다 노동인력을 많이 투입하다보니 취업자 1인당 생산액이
낮고 노동장비율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인력활용의 효율성이
일본에 크게 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효율성이 낮은 이유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생산기술수준의 낮고 과학적 생산관리 시스템이 미비하며 설비자산이
노후화되있고 자동화등 합리화투자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결과가 충격적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또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묘수가 아닌 기본을
생각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개발은 물론 생산경영체제에서 비효율적인
요소를 빠짐없이 제거하고 생산설비의 효율제고를 위한 투자조정과
합리적 투자를 늘려가야 한다.

급할때일수록 돌아가고 어려울때일수록 기본을 다지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효율성제고가 하루아침에 이루어낼 과제일수는 없지만 잠시도
미룰일은 더욱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