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철강업계가 러시아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혐의로 통상산업부 무역
위원회에 정식 제소했다.

25일 강원산업은 러시아산 H형강이 국산의 80%수준인 싼 값에 대량 수입
돼 국내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장을 접수시
켰다고 밝혔다.

국내 철강업계가 외국산 철강제품을 상대로 덤핑제소를 하기는 이번이 처
음이다.

무역위원회는 이에따라 앞으로 1개월간 강원산업이 접수시킨 제소장 등
관련 서류를 검토,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개시가 결정돼 예비조사에서 덤핑수입이나 국내업계 피해사실이 인
정되면 무역위원회는 잠정 덤핑 방지관세및 담보제공 명령을 내리게 된다.

러시아산 H빔은 지난해 국내 수요(2백만t)의 25% 정도인 47만t이 수입됐
고 올들어 8월까지는 25만t이 들어왔다.

강원산업은 이같이 러시아산 H형강이 대량 수입되고 있는데다 수입가격도
제조원가에 못미치는 낮은 수준이어서 인천제철을 포함한 국내 업계는 60만
t에 달하는 재고를 떠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산업과 인천제철은 이로인해 일부 H형강 라인의 조업 단축에 들어간
상태다.

강원산업 관계자는 "정부가 러시아산 저가 H형강 수입에 대해 지난 7월부
터 15%의 조정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나 러시아 업체들은 관세인상으로
인한 가격상승폭 만큼 값을 다시 내려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태국등 동남아 국가들도 러시아및 폴란드산 H형강에 대해 자국
정부에 덤핑제소를 내놓은 상태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