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동안 움츠렸던 신한국당 박찬종 상임고문이 특유의 강연정치
를 재개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중 가장 활발한 강연활동을 펼쳐왔던 박고문이 지난
국감동안 세인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는 등 원외의 "설움"을 겪다가
대권행보에 본격 재시동을 건 것.

박고문은 이 주에만 모두 8차례의 특강에 참석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초까지 예정된 외부강연만도 9차례나 된다.

박고문의 강연정치가 최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최근 박고문 강연행보 특징은 "경제문제"를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박고문은 바쁜 3와중에도 짬을 내 1주일에 3시간씩 자문교수단
으로부터 경제강의를 받을 만큼 경제공부에 열심이다.

박고문은 24일 신문로포럼 초청강연에 참석, "국가경영 관리시대의 리더십"
이라는 강연을 통해 "차기 지도자는 실사구시와 경세치용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은 국가경영의 시대인 만큼 민생과 경제가 중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 또 "정부는 불필요하고 부처이기주의적인 규제를 철폐하고 경제의
통합 조정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며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임금
안정 금리인하 사회간접자본 시설확충 규제완화 등을 통해 경제의 하부구조
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고문은 강연정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경제철학과 정책대안을
담은 "박찬종의 경제리포트"(가제목)라는 책 출판을 준비중이다.

"21세기 한국의 신국부론"이라는 부제를 달게 될 이 책은 4백쪽 분량으로
11월 중순경 출판될 예정이다.

그동안 10여권의 각종 저서를 펴냈던 박고문이 경제분야만 다룬 책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고문은 이와함께 오는 18일부터 경제단체 방문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과 중소기업협동중앙회를 시작으로 21일 대한상공
회의소, 22일 무역협회,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을 차례로 방문, 경제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토론도 벌인다는 구상이다.

대중적 인기도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박고문이 현정부의 최대 난제로
꼽히고 있는 "경제위기 타개"를 간판으로 내걸고 "경제 대통령감"으로
자리매김할수 있을 지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건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