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벤처비즈니스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가
세대가 있다.

바로 야망의 30대.

뉴웨이브의 기수들인 셈이다.

이들은 신종사업이나 특수 아이템으로 승부한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특별한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달 벤처캐피털인 신보창업투자가 유망성을 내다보고 과감히 투자한
웨딩드레스업체 베아띠(대표 현도정), 일본 굴지의 기업에서 흔쾌히 지분
참여한 자동차금형업체 한국프로토(조범종)와 가스켓메이커 JNK(김도희).

모두 30대가 회사대표인 성장유망 업체들이다.

동갑내기 사장끼리 의기투합해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또래회사"들도 있다.

연구개발 판매전문의 코리아스엔(정영춘)은 자체개발한 전자스타터를
낙원전기(임건호)를 통해 생산하고 녹즙기업체인 그린파워(김종길)에
기술지도해 준다.

마이컴업체인 태승전자(유태호)와 소프트웨어업체인 고려컴퓨터엔지니어링
(이기호)도 전자분야의 신규아이템을 공동개발하는 중이다.

이들업체의 사장은 모두 38세 동갑내기다.

베아띠의 현사장(39).

창업한지 3년만에 웨딩전문숍의 프랜차이즈화를 이룩한 장본인이다.

웨딩드레스를 전문생산해 자가상표로 국내외에 판매한다.

베아띠란 이름의 토털 웨딩숍은 현재 국내에 40여개, 미국 워싱턴에 1개.

내년에는 일본의 도쿄 오사카 등에도 개점한다는 방침이다.

신업태 개척의 성공은 가격파괴 전략에서 비롯됐다.

인건비가 싼 필리핀(브라이들 월드)과 중국(청도베아띠복장유한공사)에
생산법인을 세운 것이 주효했던 것.

필리핀산은 선진국으로 수출하고 중국공장에선 비딩(진주부착)후 국내로
들여와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완성하는 시스템이다.

베아띠 드레스의 가격은 40만~50만원선.

예식장에서 한번 빌려 입는 값의 절반수준이다.

예식장외 결혼이 늘면서 예비신부들의 자발적 구매수요가 증가하게 마련.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 올해 50억원(대리점 포함 20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미국 MBA출신인 현사장의 궁극적인 판매타깃은 미.일 시장이다.

일본에 직영매장이 오픈되는 내년이면 "세계속의 한국브랜드 구축"이란
그의 꿈은 가시화된다.

"예식복이 기모노에서 드레스로 대체중인 일본시장은 전문 생산업체가
전무해 단기간에 석권할수 있다"고 현사장은 자신한다.

이를 위해 내년 중고가브랜드를 개발할 계획.

한국프로토는 자동차금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케이스.

조사장(35)은 현대자동차 연구소시작실에서 근무하다 7년전 독립했다.

6년간의 임대공장 시절을 마감하고 지난해 경기 안성에 부지 1,100평
규모의 최첨단 공장을 완공했다.

착실한 성장을 보이자 기술지도를 해주던 일본 프로토사에서 지난해
자본참여까지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중 한국프로토산 금형을 사용하지 않은 차는
찾기 어렵다.

완성차업계의 신차개발이 늘면서 국내주문은 물론 일본 등지에서의
금형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종업원 60여명으로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방침.

한맥섬유의 최재혁사장(33)은 섬유용 소프트웨어및 기계분야의 선두주자.

창업 7년만에 섬유제품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하는 우량 제조업체가 됐다.

매년 순이익을 전량 기술개발에 쏟은 결과 기술력에서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최사장 역시 해외시장 개척에
남다르다.

올해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7개국에 150만달러, 내년에는 공장확충에
힘입어 1,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플라워프라자의 강규남사장(39)은 화훼 프랜차이즈 분야를 개척한
여성 사업가다.

지난 92년 국내 최초로 하이텔 천리안 등 컴퓨터 통신판매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3개 직영점외에 전국에 170여개의 체인점망을 두고 있다.

컴퓨터망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꽃배달을 신속히 해주는 전문
유통법인으로 자리잡았다.

그린파워는 지난 94년 녹즙기 쇳가루파동으로 더욱 널리 알려진 업체.

김사장의 신념과 기술력에 힘입어 항간의 부도우려를 불식시키고 오히려
강건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세계 24개국 800여건 특허출원.등록" 성적표가 이를 입증한다.

지난 7월 일본에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께 일본 미국 대만 등에
현지공장을 건립, 세계적인 녹즙기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창의력과 순발력을 밑천으로 성장하는 30대 기업인들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다.

< 문병환.유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