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는 영국 남서부의 중심도시 브리스톨 동쪽에 위치한 인구 8만명의
자그마한 도시이다.

도시명에서 알수 있듯이 바스는 온천으로 유명하며 영국에서 유일하게
천연 온천이 있는 곳이다.

또한 아본(Avon)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주변의 전원적인 모습을 구경할 수
있으며, 선사 유적지 스톤헨지(Stonehenge)같은 곳도 1일 투어로 다녀올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한다.

바스의 역사는 근 2,000년이 되었다.

기원전 55년 카이사르(시저)는 브리타니아(현영국) 원정을 감행했다.

그 이후 로마는 브리타니아를 점령했고, 1세기께에는 바스에도 로마 도시가
세워졌다.

로마인들은 이곳의 온천을 이용하여 욕장과 신전이 혼합된 건물을 지었다.

1~5세기께에 영화를 누렸던 바스는 로마 제국의 멸망과 함께 중세이래
묻혔다가 1755년 다시 그 존재가 알려졌다.

1880년대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고 그 이후 박물관이 세워졌다.

현재 지상면에 있는 조각들은 로마 시대의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조각해
놓은 것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바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로마 욕장을 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조지아 시대(조지 1~4세, 1714~1830년)의 건물들이 주를 이루는
바스의 전경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1539년까지 수도원에 속해 있던 온천이 시 소유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졌다.

18세기 바스는 본격적인 휴양 도시로 탈바꿈하였고 이때 아파트처럼 여러
집이 이어지는 건물들이 세워졌다.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바스로 가면 바스 스파(Bath Spa)역에 도착하기 직전
굴을 통과한다.

굴에서 빠져 나오자 마자 바로 건너편 산등성이에 전형적인 조지아 시대
건물들이 보인다.

단번에 20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 정도로 바스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1939년 이후
바스에서는 온천욕을 할 수 없다.

다만 로마 욕장에 붙어있는 펌프룸(Pump Room)에서 온천물을 사서 마실 수
있다.

로마 욕장 바로 건너편에는 1499~1616년 사이에 지어진 바스 사원(Bath
Abbey)이 자리잡고 있다.

성당안에 들어가면 바스를 거쳐간 인물이 누구였는가를 금방 알수 있다.

왜냐하면 천장과 창문을 제외하곤 모든 공간에 사람의 이름과 그들이
살았던 연대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것 이외에도 바스에는 볼거리가 많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아본 강의 보트 투어이다.

강은 넓지 않지만 양쪽에 나무들이 늘어서있어 상당히 운치가 있다.

그리고 주변에 펼쳐지는 전원적인 모습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에서 영국의
농촌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사람은 직접 작은 보트를 빌려 아본 강에서 노를 저을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동네 꼬마들이 강변에 늘어서 있는 나무 꼭대기에 숨어 있다가
보트가 지나가면 강으로 다이빙을 하여 여행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들기도 한다.

여행객들이 많은 바스에는 분위기 있는 식당이나 카페가 아주 많다.

특히 노천 카페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바스의 매력중 하나이다.

또한 도시 규모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쇼핑 가게들이 스롤(Srall)거리나
밀솜(Milsom)거리에 몰려있어 바스의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강문근 < 여행가 >

[ 여행 정보 ]

바스는 런던에서 서쪽으로 172km 떨어져 있다.

당일로 다녀오기에는 조금 먼 거리처럼 느껴지지만 런던의 패딩턴역에서
특급 열차를 타면 1시간25분만에 도착하기 때문에 런던에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다.

런던과 바스 사이에는 주중에는 30분 간격으로, 주말에는 1시간 간격으로
기차가 있다.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 주요 볼거리는 도보로 구경할수 있다.

하지만 배저라인(Badgerline, 전화 01225-464446)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시내 주요 볼거리를 방문할수 있을 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시 외곽까지 다녀올수 있다.

배저라인에서는 겨울철을 제외하고 스톤헨지로 주 3회 1일 투어도 운영하고
있다.

일찍부터 휴양도시로 개발되었던 곳이기 때문에 유스호스텔부터 최고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바스에 머물 사람은 사전에
숙소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