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다.

기관들이 대량의 순매도를 보이는데도 주가는 오르고 있다.

분명히 일반인들이 주도하는 장세임을 실감케 한다.

당연히 서울 강남지역의 투자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강남권의 "큰손"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자금줄 좋기로 소문난 증권사 압구정지점에선 지난주만 해도 하루에
2억-3억원가량 추가유입됐고 지금은 3억-4억원선으로 유입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고객예탁금이 늘어난데는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

강남지점에서도 비슷한 추세다.

한 대형증권사의 강남지점장은 "아직 많이 늘어나진 않지만 기존투자자들이
투자규모를 5천만-1억원정도 늘리는 사례가 하루에도 몇건씩 된다"고
전했다.

강남권중에서 다소 외진 양재지점에서도 하루에 1억원씩 들어오고 있다는
후문.

뿐만 아니다.

작년말과 올해초에 걸쳐 종합과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장기채에 투자했던
"큰손"들이 주식쪽으로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강남권 지점장들은 이들이 조만간 실제투자에 나설 경우 10억~20억원의
뭉칫돈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대포"들이 겨누고 있는 목표물은 낙폭이 큰 저가대형주로 요약된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이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물량을 손쉽게 확보할만한 유동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큰손"들은 최근에 소폭 오른 저가대형주에 대해 그동안의 낙폭에 비하면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동원증권의 박현주이사(강남지역 본부장)는 "최근 급등한 중소형주에서
저가권의 대형주로 교체매매가 일어나고 거액의 자금이 몰리면서 종합주가
지수 900선에 도전할 것"으로 진단했다.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