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반응기 속에서 미생물을 자연증식시켜 식음료 축산 염색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고농도의 폐수를 정화할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일제당그룹 종합연구소 전영중.오광근박사팀(생물공정연구팀)은 지난
3년간 10억원을 들여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만~2만PPM에 달하는
고농도의 폐수를 99%이상 정화할수 있는 기술을 개발,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는 구슬모양의 담체에 고정화된
로도슈도모나스란 광합성세균이 폐수속에 포함된 각종 유기물질을 먹으며
자연증식하는 과정에서 폐수가 처리되도록 한게 특징이다.

로도슈도모나스균을 주입한 세라믹구슬을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에
쌓아 넣은 뒤 폐수를 흘려주면 이 균이 폐수속의 유기물을 먹고 10배이상
증식, 처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햇빛이 드는 토양에 서식하는 로도슈도모나스균은 폐수처리용으로뿐만
아니라 토양비료나 가축사료로도 활용할수 있는 유용한 미생물이다.

이 세균의 담체로는 특수처리한 세라믹구슬은 물론 버려지는 스펀지도
쓸수 있다.

전박사는 "BOD 1만~2만PPM인 식품폐수와 축산폐수 처리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BOD가 35~40PPM으로 낮아졌으며 녹조발생의 원인이 되는
인과 질소성분도 90%이상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특히 한번 투입한 광합성 세균이 2년이상 고농도로
유지되는 등 효율이 뛰어나다고 전박사는 설명했다.

또 처리용량이 같을 경우 관련설비의 크기는 10분의1, 소요부지는 5분의1,
설치비, 운전비는 각각 2분의1 가량 줄일수 있어 영세한 식품회사나 축산
농가들도 비용부담없이 폐수처리시설을 갖출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광합성세균 처리방식은 세균의 성장속도가 느린데다 처리대상
폐수와 함께 탱크외부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별도로 배양한 세균을 정기적
으로 투입해줘야 했다.

또 세균의 반응속도(3~4일)도 느려 대규모탱크시설을 갖추어야 하는데다
운전비용 역시 많이 들어가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전박사는 "효소나 미생물을 적당한 담체에 고정화시켜 촉매반응 효율을
높여주는 바이오리액터기술은 유전자조작 세포융합 세포배양기술과 함께
생명공학 분야의 4가지 핵심기술로 꼽힌다"며 "이 기술을 폐수처리에
응용함으로써 2차오염없이 수질오염을 크게 줄일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