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를 맞아 기업들의 광고마케팅전략이 변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광고보다는 프로모션이나 이색
마케팅기법을 통해 특정 소비층을 겨냥하는 틈새마케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광고의 내용도 가격이 싸다거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전달해 주는
설득형 크리에이티브가 늘어나고 있다.

불황기에 기업들은 가장 먼저 광고비예산을 줄이는게 일반적이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최대한의 광고효과를 끌어내려니 소비자를 눈길을
끌기 위한 깜짝 아이디어가 백출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게 "세일광고"의 범람이다.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의 지갑도 홀쭉해진다.

의식주 및 생활필수품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게
불경기때의 소비자행동이다.

구매수량도 줄어들고 가급적이면 싼 제품을 찾아나선다.

의류업체 유통업체 등이 호경기때의 기업이미지광고를 버리고 "싸게 판다"
는 메리트를 강조한 세일광고를 늘리는 것은 불황의 전형적인 현상이다.

자연스럽게 광고의 내용도 특정제품의 장점이나 구매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득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정보제공형 또는 설득형으로 바뀌고 있다.

"내집 장만 빨라진다"(대우자동차 티코) "관절염엔 작고 강한 토라스트로"
(선경제약) 등 직접적이고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광고가 늘어나는 것이다.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의 나운봉부소장은 "불황기때의 광고는
소비자들이 "싼 값에 품질좋은 제품을 샀구나"라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은 불황일수록 가격에 민감해지지만 무조건 제품이 싸다고 구매
하는 것은 아니다.

품질에 대한 가격의 정도(value per money)를 따져보는 합리적인 구매행동
을 한다는 것이다.

불황기의 광고는 또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광고를 제작해야 한다는게
정설이다.

불황기에 평범한 광고는 사치이기 때문이다.

전체시장 대신 세분화된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도 불황기 때의
기업경영전략이다.

성균관대 유필화교수(경영학)는 "기업들은 불황속에서도 성장하는 세분화된
시장을 찾아 그곳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황기일수록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므로 성장하는
또는 성장가능성이 커 보이는 곳을 찾아 집중공략하는게 낮다는 것이다.

맥주시장에 밀려 침체를 거듭하던 소주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김삿갓"
"참나무통 맑은 소주" 등 프리미엄급 소주나 식혜 대추 등 전통음료 등이
유교수가 드는 성공사례이다.

애경산업의 미시모델선발대회, 거평프레야의 전속모델선발대회, 이랜드의
브렌따노 배낭여행 등 소비자에게 직접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고 판매효과를
유발하는 이색 프로모션행사가 늘어나는 것도 불황기의 풍속도이다.

쿠폰이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덤을 주는 판촉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제과는 신제품 "제크오렌지샌드"를 시판하며 칼라마케팅기법을 도입
했다.

이회사는 "제크의 세가지 변신"이라는 주제로 광고를 방영하는 한편
칼라모델 콘테스트 등 다양한 판촉이벤트를 병행하고 있다.

오렌지샌드는 크래커 치즈샌드에 이어 "제크"라는 이름으로 나온 세번째
제품이다.

롯데 관계자는 "제크크래커 하나 정도 광고할 수 있는 예산으로 3가지
제품 모두를 선전하려니 남들과는 다른 마케팅기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케팅전문가들은 불황기야 말로 광고를 늘려야 한다고 권한다.

경쟁사들이 위축되어 별다른 판촉활동을 못하고 있을 때 적절한 광고집행과
함께 마케팅활동을 전개한다면 비교적 작은 비용으로도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불황을 오히려 역전의 발판으로 삼자는 것이다.

경희대 김상훈교수(신문방송학)는 "불황기에 광고를 줄인 기업은 호황기가
다시 왔을 때 경쟁사에게 시장점유율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광고를
장기적인 투자로 보지않고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