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역으로 꼽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에서도 안정적으로 영업을
펼치는 중소기업이 있다.

중소무역업체인 천지무역(대표 유재승).

이회사는 지난 92년 블라디보스토크에 현지법인(천지무역)을 개설한 이래
생활용품 등을 꾸준히 공급, 지난해 무역의 날에 1백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상당수 러시아 진출업체들이 현지 적응을 못하고 사무실을 폐쇄하거나
지지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지법인이 건재한 데는 상당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

유사장(배재대 객원교수)과 9명의 현지법인 직원 모두가 프로들이다.

"러시아 비지니스는 인적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유사장은 말한다.

직원 9명중에는 현지인이 7명으로 대부분 창립당시부터 근무해오고 있다.

회사측에서 이들의 생업을 보장하고 현지인들은 잔꾀 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한다.

본사 파견직원 2명도 러시아어에 능통한 데다 흐튼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현지에서 일하는 일부 비니니스맨은 돈많은체 하거나 동거생활 등
문란행위로 "봉"으로 여겨지고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각종 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확고한 보호망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현지 정부관계 인사나 전직 KGB요원 등과 친분을 쌓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양복을 입고 한국인인체 하는 것보다는 잠바차림의 "고려인" 행세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

천지의 현지법인은 이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약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현지시장에 중점 공급하고 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