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경제력을 단순히 상품 수출입 규모로 따지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외국인 투자를 얼마나 유치하는가 그리고 해외투자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가 국가경제력의 주요 잣대가 됐습니다"

현대전자의 스코틀랜드 투자발표 이틀뒤인 10일 토마스 해리스 주한
영국대사는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FDI)가 지난 10년간 연간 40% 증가해 상품과 서비스교역 증가율을 훨씬
웃돌고 있다"며 "이같은 수치는 경제에서 FDI가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최근들어 해외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기업들의 무분별한 해외투자로 국내산업의
공동화가 심화될것이라는 최근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기업의 전체해외투자액이 93년 현재 중국의 절반 대만의
4분1수준인 56억달러에 머물고 있는것만 봐도 한국이 해외투자에 얼마나
소극적이었느냐를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보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할 때며 투자
최적지는 단연 영국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그는 "최근 5년간 견실한 경제성장과 함께 안정된 노사관계"를
꼽았으며 "사회복지비 및 의료연금 등 비임금분야도 독일의 절반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투자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4백개 일본기업을 대상으로한 경제기관의 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중 41.9%가 영국을 최적의 투자지로 꼽았다며 정서가 비슷한
한국기업들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는 최근 14억달러를 투자, 스코틀랜드에 반도체공장을
짓기로한 현대전자를 비롯 삼성 대우 LG 등 30여개 한국업체가 진출해
있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