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올라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야호"하고 외치는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그 이유는 정상 정복까지의 과정에서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성취감때문일 것이다.

내가 산악회에 가입한 이유는 너무나 간단한 것이었다.

산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정공 본사 산악회는 현재 회원이 40명으로 한달에 한번씩
정기산행을 하고있으며 당일코스와 2일코스를 병행하여 실시하고 있다.

지난 여름휴가때 회원들과 함께 한 지리산 종주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노고단에서 출발하여 정상인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내려오는 2박3일의
일정은 힘든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거운 배낭 위에 텐트를 올려놓고 무더위와 갈증이 날때에는 오이를
먹으면서 끈질기게 계속 산행을 했다.

산행을 하면서 오이를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코스를 완료했을때는
오이만 보아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회원들의 투지와 결속력은 험로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 현대정공의 "갤로퍼"를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박철연 회원 (공작기계사업관리실)이 산행중 발목부상을 입었는데
이를 극복하고 끝까지 코스를 완주하는 무서운 투혼을 발휘하였다.

지난 9월14~15일에 걸친 현대정공 (본사 연구소 울산공장 창원공장)
산악회 합동산행은 나에게 다시 한번 산악회의 존재 의미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각 사업장의 산악인들 총 150명이 모여서 그간 겪었던 산행 이야기,
산악회 운영방안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등산은 다른 사람을 제압하고 이겨야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자신의
정신과 체력적 한계와 싸우는 레저스포츠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속에서
매일매일을 보내야하는 현대인에게 꼭 권하고 싶은 운동이다.

올해도 어느덧 2개월밖에 남지않았다.

지금 나의 머리속에는 설악산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는 단풍과 작년에
보지못한 일출을 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내년에는 계절에 따라 전국의 명산을 전부 등반하고 이에대한 안내
책자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사업장과의 합동산행을 연1회에서 4회로 늘려 교류를 활발히
하여 더욱 친목을 다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