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미 AT커니사 공동 ]]

이종웅 :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 현 AT터니 컨설턴트(통신.유통분야)


올해 PCS(개인휴대통신)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이뤄진 현대와 삼성의
전략적 제휴는 한국기업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이는 기업 내부자원의 효율적인 활용보다 타기업과의 효과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최적의 전략대안이 될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협력대상이 경쟁기업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업계최고를 지향하는 기업들의 전략적 사업방향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동통신시장에서도 이같은 전략적 제휴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애틀랜타 올림픽때 미국 벨사우스사와 국제로밍협약을
맺고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통신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했다.

제조회사와 물류회사가 전략적제휴를 통해 공급망을 통합하려는
시도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금융업계에서도 은행 증권 보험업무의 효율적인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는 전략적제휴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략적 제휴는 한국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략적 제휴에
성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생존할수 없다는 위기의식까지 낳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의 대부분 대기업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전략적제휴를
국내외기업과 맺으려고 한다.

성공적인 전략적제휴를 체결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전략적제휴 자체가 성공적인 기업전략의 수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전략적제휴를 맺은 뒤 이의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제휴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등의 경쟁력제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기업들에 절실히 요구되는 과제다.

그렇다면 한국기업의 전략적제휴는 어느정도 수준일까.

전략적제휴의 수준은 크게 4단계로 나눌수 있다.

1단계는 제휴착수 단계로 제휴의 필요성을 느끼고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관리통제나 일관성이 결여된 상태다.

2단계는 제휴관리와 통제단계다.

이는 제휴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단계로 제휴체결 이후 제휴의 운영과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단계다.

3단계는 제휴의 품질을 추구하는 단계로 단순한 제휴관리차원에서
벗어나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과 제휴가 기업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4단계는 제휴통합 단계다.

이상적인 제휴단계로 제휴관리의 전단계들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피드백이 이뤄지며 제휴로 인한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되고 고객은 그 가치를 인식하게 된다.

이같은 기준으로 한국기업의 전략적 제휴의 수준을 평가한다면
1단계에서 2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기업이 수준 높은 전략적 제휴를 수행키위해서는 제휴의
체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휴의 운영및 관리, 제휴결과의 객관적인
측정, 고객에게 가시화된 가치를 전달하는데 보다 중점을 둬야한다.

제휴의 운영과정은 외줄타기와 같은 것으로 균형감각이 전략적제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균형감각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성과의 균등분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50:50"의 원칙을 실무에 적용할때는 수량화된 균형을 유지하기보다는
제휴당사자들이 주관적으로 알고 있는 균형을 유지해야 된다.

예컨대 공급자가 한 산업부문에서 업무개선을 목표로 특정고객과
함께 일하는 경우 고객에겐 재무적인 성과를 높이는 것이 제휴의
목적이므로 공급자와 불균등한 성과분배가 발생된다.

하지만 고객의 재무적인 성과와 공급자의 업무개선을 제휴 당사자들이
동일한 수준의 제휴성과로 인지한다면 효과적인 제휴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이같은 균형을 유지하려면 실무자들간 상호신뢰, 조직문화 형성, 지속적인
실무접촉, 세련된 협상배양능력등의 과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전략적 제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기업전략과 제휴전략의
정합성을 점검해야 한다.

전략적 제휴는 기업의 장기 비전및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대안이다.

그래서 기업의 장기비전및 전략의 수립은 전략적 제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다.

기업전략이 수립되면 공급망의 연계,통합된 서비스의 제공,경쟁우위
확보등과 같은 제휴의 목적이 결정된다.

그 다음 제휴의 좌표를 설정해야한다.

이는 회사의 장점, 제휴전략의 설계, 제휴의 구조 형성, 제휴의 평가
등이다.

좌표설정 이후에는 제휴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또 전략적 제휴는 성장한다는 것을 한국기업들은 간과해서 안된다.

전략적 제휴를 동적인 개념으로 파악하고 상황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은 전략적 제휴 관리의 핵심이다.

제휴 당사자의 통합정도에 근거한 전략적제휴의 성장단계는 3단계로
구분할수 있다.

이는 전략적제휴의 성장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첫번째 단계는 기능적 수준의 통합이다.

이 단계에서는 전략적 제휴는 각 기능들은 단순히 조합하는 수준인데
제휴 당사자들의 강점을 채택,하나의 조립식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조직은 한국기업에서 가장 일반적인 전략적제휴로
각 기능간의 유기적인 통합이 요구된다.

두번째 단계는 프로세스의 통합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결리엔지니어링(Joint Reengineering)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가 결합하게 되면 원활한 업무의 흐름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업무상의 걸림돌을 찾아내고 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되면
전략적제휴는 한층 성숙하게 된다.

기업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리엔지니어링이 제휴 즉시 새로운 조직에
적용된다면 프로세스 변경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세번째 단계는 제휴전략의 통합이다.

기능과 프로세스에 있어서 통합을 이룬 기업은 전략적 수준의 통합을
추구할수 있다.

이는 기업들의 마찰을 극소화하고 통합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제휴전략의 통합은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공통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제휴 당사자가 함께 목표달성을 위해 경주하게 된다.

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제휴이지만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러한
관계는 한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휴의 속성상 당사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때 조직은 쉽게 해체될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은 전략적제휴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이같은 피드백 과정을 통해 전략적 제휴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수
있다.

지속적인 피드백과 성과측정에 있어 주의할 점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변한다는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성과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더라도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제휴라고 보기 힘들다.

그래서 제휴담당자는 제휴초기부터 예상되는 고객서비스의 개선을
정의하고 이를 가시화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혜택이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희석되어 최종 소비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가치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프로세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효율적인 제휴관리를 위해서는 제휴업무를 실제로 운영하는 담당자의
자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의 제휴담당자를 제휴업무에 관한 전문가로 교육해야
한다.

교육프로그램은 크게 인성교육과 업무교육으로 나눌수 있다.

인성교육은 소속회사가 있는 제휴담당자가 새로운 조직 속에서도
제휴기업들의 공동이익을 추구해 윈윈(Win-Win)상황을 만들어야 하기때문에
필요하다.

특히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 대화할때를 대비해 협상능력도 길러야
하며 공정성에 대한 분명한 인식또한 중요한 자질이다.

한국에서 전략적 제휴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는 한국기업의 국제화와
한국시장의 개방화가 맞물리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내 선두기업과 후발기업과의 간격이 더욱 좁아지고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을 가진 다국적 기업의 국내진출로 인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한국기업은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만 되는 상황이다.

후발업체는 효과적인 전략적 제휴로 경쟁우위 확보와 업계선두로
부상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고 선발업체는 후발업체와의 좁혀진
간격을 제휴를 통해 더 넓힐수 있게 된다.

한국기업은 제휴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를 전세계적인 제휴그물망의
구축으로 설정해야 한다.

세계 일류기업으로 가는 길은 결코 독자노선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세계경제는 복합적인 제휴 그물망들로 재편될 것이므로
한국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기업과 협력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