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이냐 경제성장이냐"

우리나라 기업들에 이 두가지 명제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의 입장에서 환경문제는 이전에 각종 오염방지를 위한 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으로 이해됐지만 이제는 제품 경쟁력 강화의 필수적인 요소가 돼버렸다.

국제적인 환경기준이 마련되고 있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서 환경과
관련한 각종 무역제재조치가 취해지고 있어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 기업들의
입장에서 ISO 14000시리즈 등 국제표준화기구의 각종 국제환경인증을 얻어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고 경쟁력을 강화시킬수 있다.

더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입으로 국내 기업들은 더욱 강화된
환경규제아래서 생산활동을 벌여 나가야 하는 상황에 부딪쳐 기업들의
환경친화경영은 이제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그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정부의 환경규제만 충족시키는 형태의 대응에서
탈피, 생산과 기업경영 유통 등 기업활동의 전분야에서 주도적으로 환경
관리활동을 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환경부로부터 환경친화기업으로 인정받은 주요업체들의 환경친화경영
노력을 살펴본다.

[[[ 유한킴벌리 김천공장 ]]]

경북 김천시에 있는 유한킴벌리 김천공장은 지난 1월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제약업체인 유한양행과 미국의 킴벌리 클라크사와 합작으로 70년 설립된
이 회사는 화장지 생리대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84년부터 환경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정화시설과 소각로 등 시설투자를 통해 환경친화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우선 대기분야 오염방지를 위해 배기가스에 포함된 독소 등을 제거하는
시설인 집진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폐수처리과정에서 분리된 독소성분인 슬러지를 소각하기 위해 각각 하루
100t의 폐기물을 처리할수 있는 소각시설 3대를 가동하고 있고 방류수를
여과해 재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모두 87억여원을 투자했고 연간 환경시설 운영비만도
23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보일러시설의 먼지배출량을 94년 하루 440kg에서
95년에는 40kg으로 대폭 줄일수 있었고 폐수의 경우 생화학적 산소요구량
(COD)을 94년 340PPM에서 95년 216PPM으로 줄였다.

청소년들에게 환경의식을 일깨워 주기 위해 지난 88년부터 환경캠프를
개최해 왔고 한가장 한그루 나무심기행사와 나무관찰대회 등도 열었다.

또 1사 1하천운동의 일환으로 김천에서 흘러가는 낙동강 지류인 감천에서
매월 직원들이 청소활동도 벌이고 있다.

[[[ OB맥주 구미공장 ]]]

경북 구미시에 자리잡은 OB맥주 구미공장은 94년과 95년에 환경관리
모범업소로 지정됐고 지난해 12월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됐다.

구미공장의 환경관리는 사장 직속기구인 엔지니어링팀과 공장장 직속기구인
환경팀이 담당하고 있다.

환경관리업무및 환경평가부문에 대한 모든 자료와 정보를 그룹 정보통신망
을 통해 전산화했고 공장별 최종 오염물량과 농도를 임직원이 수시로 확인.
감독할수 있는 체계도 구축했다.

보일러 연소관리를 자동화하고 폐기물 소각로를 설치하는 한편 유리병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공정을 개선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질 대기 폐기물
분야 등에서 오염물질을 줄여가고 있다.

매주 금요일을 환경안전 진단의 날로 지정, 환경관리 소위원회를 구성해
환경안전사고를 줄여 나가고 있고 경북지역에 있는 두산그룹 계열사간
효율적인 기술지원및 지도점검을 위해 자율환경 지도반도 운영하고 있다.

샛강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공단내 이계천과 옥계천의 수질을 주기적으로
분석, 환경부와 함께 감시활동을 벌이는 한편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
간담회와 교양교육, 환경시설 견학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 삼성전자 수원공장 ]]]

지난 4월25일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은 삼성전자 수원공장.

TV와 컴퓨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에서는 폐수처리장의 방류수를
2차례 처리하는 방식으로 COD를 30PPM에서 20PPM으로 줄였다.

또 컴퓨터기판(PCB)을 세척처리하던 공정을 개선, 무세척처리해 폐수 원수
발생량을 한달에 96입방m만큼 줄일수 있었다.

또 대기오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연료를 액화천연가스로 교체했고
3억2,000만원을 들여 보일러및 소각로에 대기오염 자동측정장치를 설치했다.

이와함께 오는 98년까지 총 476억원을 투자해 대기오염발생을 줄이기 위한
공정개선작업을 벌이고 폐수처리장을 통합운영하는 한편 폐가전제품 회수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환경친화적 경영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 공장차원에서 분리수거를 확대실시해 공정중에 발생하는 종이와 고철
비닐 수지 등 다양한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 제일제당 인천2공장 ]]]

제일제당은 설탕 밀가루 조미료 사료 냉동식품 음료 등 다양한 식음료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로 품목이 다양한 만큼 공정이 복잡해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인천2공장은 지난해 11월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됐으며 폐수 10% 줄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폐수 자가처리 시스템을 도입했고 원료 세척시 공기세척
공법을 도입하는 등 공정개선으로 폐수 무방류시스템을 확대했다.

또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한해 6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초저유황유로 열공급시설의 연료를 교체했다.

공장내 폐수처리장과 대기오염 방지시설에 관련설비의 특성에 맞는 바다
그림과 풍속도 동양화 등 환경그림을 그려 넣어 종업원과 방문객에게 환경
설비와 친숙해질수 있도록 하는 등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인근 해변의 생태계조사및 계절별 오염도 조사를 벌이고 있고
정문앞에 지역주민이 통행하면서 쉽게 공장 오염물질 이상여부를 확인할수
있도록 오염물질 배출현황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공장내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해 생긴 수익금으로 분리수거함 재활용비누
등을 구입, 인천시내 초등학교와 인근 주민들에게 지급하고 있고 환경보호용
전화카드를 제작해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및 방문객들에게 홍보용으로
지급하고 있다.

[[[ 태평양 수원공장 ]]]

태평양 수원공장은 기초화장품및 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생산공정에서
악취와 폐수및 폐기물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환경친화적 경영체제구축및 폐수방류수 감축, 포장폐기물 감량화, 리필제품
확대 등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세부실천목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태평양 그린운동을 전개하였다.

보일러 연료를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로 변경,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했고 폐수 10% 줄이기운동 등을 통해 폐수배출을 낮춰 법적 기준치인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15PPM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또 3,000만원을 투입, 연간 1만2,200t의 폐수를 화장실 변기세척수 등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용수사용량 자동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용수
사용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오염물질 자동감시시스템을 구축, 오염물질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폐수방류
상황을 감독관청에 자동전송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특히 포장폐기물을 줄여나가 42억원의 원가절감효과도 가져왔다.

환경기금제도를 실시, 매출액의 0.05%를 출자해 어린이 환경캠프와
표어공모, 명승지 정화운동 등을 벌이고 있고 1사 1산가꾸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