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카메라메이커인 라이카가 일본에 대해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일본 카메라 메이커들이 빼앗아간 시장을 재탈환해 세계 정상의 카메라
메이커라는 명성을 회복하겠다며 대대적인 리스트럭처링에 돌입한 것이다.

라이카는 지난 70년대 중반이후 약 20년간 적자행진을 계속하면서 생존을
의심받아왔던 기업이다.

니콘 캐논등 일본 카메라메이커드들의 공세에 밀려 빚만 늘어가는 신세였다.

일제와 비교해 경쟁력을 상실한 라이카제품이 특히 사진전문가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그러나 클라우스 디테어 호프만사장을 비롯한 라이카 경영진이 지난 93년
부터 스스로 이름붙인 "생존 전략"을 실행에 옮기면서 희생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호프만사장의 생존전략은 생산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재품의 질을 일류로
유지하는 것.

라이카경영진은 노동조합대표들과 3교대제로 24시간 공장을 가동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렌즈생산 라인에서 완제품이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종전의
16주에서 3주로 대폭 단축됐다.

생산라인중 일부를 포르투갈로 이전했다.

포르투갈의 경우 안건비가 독일의 3분의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와동시에 첨단장비 설비확충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등 신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를 계속 밀고 나갔다.

라이카는 클래식모텔 카메라인 M시리즈를 연간 1만개씩 생산하고 일반모텔
인 R시리즈는 7천개정도 생산하고 있다.

이들 라이카제품의 평균가격보다 배정도 비싸지만 그런대로 잘팔리고 있다.

또 제품을 다양화하기 위해 고정밀 망원경과 줌렌즈 생산라인을 추가로
설치했으며 오는 98년부터는 첨단 디지탈 카케라도 생산키로 했다.

지난 4월에는 독일의 중저가 카메라 메이커인 미녹스사를 전격적으로
인수하는등 본격적인 사세확장을 꾀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리스트럭처링에 힘입어 라이카는 지난 사업연도(95년4월~96년3월)에
매출액 1억5천9백만달러에 당기순이익 4백87만달러의 경영실적을 올려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올 사업연도 목표는 매출액을 전년대비 15%정도 늘리고 당기순이익을 배로
확대하는 것으로 잡혀있으며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라이카는 기업공개를 단행했다.

투자자들의 인기를 반영, 라이카 공모주는 20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일제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다는 라이카의 "생존 전략"이 높은 점수를
받은 셈이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