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석 <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

2차대전이후 일본의 전기.전자산업을 주도, 오늘날 이 분야에서 세계적
대표기업이 된 기업이 마쓰시다전기다.

이 회사는 창업자인 고 마쓰시다 고오노스께의 입지전적인 사업가로서의
인생 및 독특한 경영방식과 성공적인 경영사례로 온 세계 경제인들에게
주목의 대상이 되어왔다.

최근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마쓰시다전기의 아침경영학습"이란 제목의
번역서를 발견했다.

이 책을 읽고서 마쓰시다전기가 오늘날 세계기업으로 성장.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모든 종업원들이 일본 특유의 자기계발과
협동정신으로 승화시켜 이룩한 합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게됐다.

마쓰시다전기는 1932년 창업이후 계속 사원들이 참여하는 조회를 매일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회는 물론 석회를 실시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를 대신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한 주회를 갖는다고 한다.

이 회합을 통해 사원들은 그들이 지켜야 할 강령과 신조, 그리고 회사의
7가지 정신을 나누어 봉독하고 제창하며 사원들의 근무경험 등 다양한
소감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군사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전근대적 방식이 아닌가라고 말할지
모르나 이것이 바로 일본식 기업문화와 조직특성이고 강정이 아닌가 싶다.

"형식은 실질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모임과 행동을 통해 사원들이 자신의 소속감을 견고히하고 조직원
간의 협동정신을 키우며 끊임없이 자성과 훈계를 통하여 최고의 품질,
최고의 경쟁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저자 오구로 히로시는 이 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그가 조회에서
발표했던 소감등의 사례 218가지를 이 책에 담고 있다.

매우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를 회사와
조직을 위해 공유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우리 기업의
경영자와 종업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