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프랑스혁명이 발발한 지 200년이 넘어선 지금 프랑스에선 또다른
혁명이 진행중이다.

600만명 이상이 비디오 터미널로 연결된 미니텔 네트웍 확산이 그것이다.

이는 네 가구당 한 가구가 가입하는 것으로 2만가지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년간 5억회이상의 통신자 접속이 시도된다.

나라 전체의 움직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미니텔의
확산을 놓고 전문가들은 혁명이라는 말을 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물물교환이라는 형태의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사람들의 움직임은
한 지역에서의 물리적 이동을 위해, 나아가 보다 넓은 지역간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낙타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닦았다.

또 산업사회의 발달과 기술발전에 힘입어 이같은 노력은 육상을 벗어나
바나와 하늘의 새로운 통로를 열기 위한 시도로 이어졌다.

이제 컴퓨터와 통신망의 발달은 이전의 것과는 전혀 다르고 그효과와
파장이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도로의 건축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시간과 공간을 기본 제약으로 인정하고 추진해온 인류에게
처음으로 3자원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과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컴퓨터와 이를 잇는 정보통신망의 구축이 새 시대를 이끌어갈 인프라로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97년까지 전국 80개 도시를 연결하는 광통신망을 구축하고
CATV 망을 초고속통신망으로 활용하는 지역시범사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2015년까지는 전국의 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망 구축이 완성단계에
이를 예정인데 2단계 작업이 끝나는 2002년 정도만 되어도 국민들의
생활속에서 이를 통해 일어나는 변화를 실감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소 출발은 늦었지만 나름대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변화도니 21세기에 접어들면 초고속통신망이 20세기의 도로와 철도,
항공로의 역할릉 할 것이다.

그 바탕위에서 국가와, 기업, 개개인은 21세기의 문을 남보다 빨리
열게 되고 풍요롭게 질주할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륙횡단 열차가 실제 운행되기 까지는 동부지역을 벗어나
내륙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의 열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프라로서의 정보통신망의 발달도 그처럼 정부와 민간 양자간의
필요와 노력이 있어야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