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사랑을 드립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는 하숙생 아빠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아빠역할을 대신해주는 어린이 놀이방이 등장해 화제다.

서울 강서구 목3동 동신아파트내에 위치한 "삐아제 놀이방".

이름부터 스위스의 저명한 유아심리학자 이름을 따올 만큼 어린이들에게
대한 교육열이 높은 이 곳은 아빠사랑을 전해준다는 특이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곳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각종 자녀보육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이같이 아빠사랑을 표방한 곳은 드문 형편.

이는 무엇보다도 이곳을 운영하는 이호성씨(28)와 가사진씨 동갑내기
부부의 열정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케이블TV인 대교방송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인 "송이야
놀자"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재주꾼.

극중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도 들려주고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노래아찌"로 불린다.

또 그레이스 문화센타나 YMCA 어린이 뮤치컬교육에 강의도 나가며 어린이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이색경력은 집안 내력덕분.

외조모께서 우리나라 유치원원장 자격증 1호를 받으신 강인주씨(78)인데다
어머니도 현재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교육가정 출신이다.

특히 이전에 TV어린이 프로그램인 "호돌이와 토순이"에서 이야기엄마로
출연하시기도 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예전 연극과를 다닐 동안 아동극을 부전공한 그는 졸업후 어머니가
경영하는 유치원에서 선생님으로 일했다.

유치원선생님이던 부인을 만난 것도 바로 그곳.

결국 이같은 자신의 어린이 사랑을 집에서도 계속 실천하기 위한 것이
"삐아제 놀이방".

지난 7월에 25평짜리 아파트를 어린이 놀이방으로 개조해 인근 맞벌이
부부의 자녀에게 부모사랑을 대신 전해주고 있다.

"아이의 해맑은 눈동자 속에서 꿈과 지혜의 싹을 키워나갑니다"라는
놀이방의 원훈처럼.

지금은 노래를 가르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역할을 맡은 이씨와
선생님역할을 맡은 부인과 또 한분의 선생님이 함께 교육하고 있다.

매일 놀이방에는 유치원에 가기에는 아직 어린 4세이하 어린이 9명이
"노래 아찌"를 찾아온다.

이 놀이방의 교육방식은 플레이 앤 에듀케이션.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1분이 채 못되는 아이들을 위해서
즐거운 놀이를 통해 교육성과를 올린다는 얘기다.

"3살 때가 제1의 반항기라고 할만큼 중요한 시기입니다.

참교육을 위해서는 "같이 미친다는 생각"이 필수적이죠"

"엄마아빠의 포근한 사랑과 교사의 참가르침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교육
목표를 위해서는 어린이와 함께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아이들은 1분 1초가 새롭죠.

서로 같은 구석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개성이 강한 시기인 만큼 따스한
부모사랑이 중요해요"

어린이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한다는 이씨.

그는 앞으로 번듯한 놀이방을 운영해 더많은 어린이에게 부모사랑과
희망을 전해주는 영원한 "노래아찌"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 김준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