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굿즈'가 가른 문구점…아트박스 웃고 모닝글로리 울고
관광 명소로 떠오른 아트박스
문구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
매출 2년만 30% 이상 증가
모나미·모닝글로리는 정체
문구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
매출 2년만 30% 이상 증가
모나미·모닝글로리는 정체
◇‘문화 공간’으로 바뀐 아트박스
K굿즈가 국내 문구업계 운명을 가르는 변수가 되고 있다. 아트박스는 각양각색 캐릭터 상품을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 명소로 부상한 반면 전통적 문구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나미와 모닝글로리는 침체일로에 있다.아트박스는 올해 들어서만 점포 22곳을 새로 열었다. 명동과 홍대, 신촌, 성수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서울 도심이 주요 거점이다. 아트박스 전체 매장은 2020년 119개에서 올해 11월 212곳으로 늘었다. 매출도 2022년 1849억원에서 지난해 2479억원으로 3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8억에서 288억으로 21% 늘었다. 아트박스 관계자는 “1주일 간격으로 점포를 하나씩 늘리고 있다”며 “서울 주요 상권에선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2~3년 새 소규모 매장을 단기로 빌려 문구와 팬시 용품을 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층이 몰리는 도심 골목에 있는 가게를 임차하겠다는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전통 문구점
모나미와 모닝글로리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1495억원인 모나미 매출은 지난해 1331억원으로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닝글로리 매출도 420억원에서 407억원으로 줄었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학령인구 감소로 문구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신사업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모나미의 화장품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창사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닝글로리가 지난해 신사업으로 시작한 위생용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5%에 그친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흡수하는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몰 등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겠냐는 얘기다. 모나미는 서울 성수와 경기 수원, 용인 등 세 곳에 한해 DIY 볼펜을 만드는 이색 체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본사 외에 일부 백화점에서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굿즈 마케팅이 문구업계 미래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수요 감소로 위기에 빠진 문구업계가 소비자 취향을 겨냥하는 제품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독특하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체험을 제공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