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의 한파가 거세다.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잇달아 도입된 명예퇴직제는
우리 사회에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차 희석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같은 시점에서 김재원한양대교수(47.경제학부)가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속에서 일과 직업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고찰한
"일과 직업의 세계"(중앙경제사간)를 펴냈다.

"직장과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상당히 추상적인 것을 보면서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기업 역시 채용의 대상인 학생을 제대로 알지못하는 실정이지요.

그 결과 구직자와 구인자의 일 궁합(Job-Match)이 맞지 않아 이직률이
높을 뿐 아니라 직장만족도와 몰입도가 저하돼 궁극적으로 근로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일과 직업의 세계에 대한 학생과 직장인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김교수는 이 분야가 선진국에서처럼 대학에서 사회진출을 위한
교양과정으로 채택됐으면 한다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질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해고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에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고도 볼 수 있지요.

그리고 당장의 고용정도에 대한 수치보다 고용가능성의 영역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될 것입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와 개인의 노력이
중시되는 것이지요"

이어 김교수는 일과 직업을 선택할 때 그것에 대한 풍부하고 자세한
정보와 자신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일 궁합을 맞춰나가는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자를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일과 직업을 정할 때도 취업희망기업의
전반적인 작업환경에서부터 인적자원관리제도까지 직접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김교수는 이를 위해 부모와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93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일과 직업의 세계에 대한
이론적 논의"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여건과 전망" "여성의 일과 직업"
"고용정책과 채용이론" "한국기업의 신인사정책의 이론과 실제" "취업전략"
등 총6편으로 구성됐다.

특히 "취업전략"편은 주요 기업체의 신채용방식을 중심으로 인성.적성
검사, 직무능력검사, 신면접등 상세한 정보를 담아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일과 직업에 대한 교양과정 개설을 준비중이라는 김교수는
앞으로 경력계발(Career Development)에 대한 논의를 담은 개론서를
펴내고 싶다고 밝혔다.

전경련과 한국노총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김교수는 "인력수급 불균형의
원인과 개선방안" "적정임금과 성과배분의 산정" "전환기의 고용정책방향"
등의 저서를 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