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그 선과 형태와 색채에 있어서 아름다우며 우리들에게 안식과
만족감과 건강을 가져다 준다.

등산은 아름다움의 탐구이다.

우리들 주변에는 어디에나 아름다움이 존재하고 우리들이 시야를
넓히면 넓힐수록 그만큼 더 많은 아름다움을 우리들은 파악한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에 둘러쌓인 보다 순수한 대기속에서
우뚝솟은 산을 우리들이 고생하며 위로 올라가는 동안 모든 근육의
움직임에서 그 기막힌 리듬은 발견된다.

사회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살림살이가 어수선 해가면서 멀어져
가는 인간적 유대를 굳건히 하는것으로 등산만큼 좋은것이 없다고 본다.

지난 5월 청계산에 첫 등정의 깃발을 올린 "23산우회"는 그 숫자가
의미하듯 69년도에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한 23회 동창생들이 등산
취미활동에 뜻을 같이하여 시작한 모임이다.

이 모임은 회장을 맡고있는 최대은 건설도장공업(주)이사를 비롯해
주계춘 건영인터내셔날기획실장, 이봉철 오뚜기대리점대표, 이재동
벽해인테리어대표, 필자 등으로 구성됐다.

친우들간의 우정을 새롭게 하고 불혹의 나이가 된 서로간의 그동안
겪어온 인생경험을 허심탄회하게 나눌수 있는 여유로, 갈수록 산을
오르는 그 발길들을 풍성하게 하고있다.

매달 3째 토요일이면 그달에 미리 정해놓은 등산출발지점에 모인후
간단한 서로간의 근황을 이야기 하면서 등산을 시작하게 된다.

목표지점까지 도달하기전 간헐적인 휴식으로 체력을 안배하면서 어느듯
정상에 오르면 그 무어라고 표현할수 없는 짜릿한 상쾌함에 올라오기까지
힘들었던 피곤함을 자연속에 훌훌 날려보낸다.

"23산우회"는 경남고 동문들의 전체 등산모임인 "용마산악회"의
정기적인 산행행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같이 하면서 선후배 동문들간의
돈독한 인정을 나누는 만남의장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90년에 창립한 용마산악회는 조직적인 운영과 체계적인 행사를 통해
동문들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참여하고 더 나아가 가족들까지도 다같이
산행을 할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등산을 통해 우리 주위의 사람들을 가까이 할수있고 자연의 품속에서
생활의 여유를 느끼게 될때 "등산은 스포츠가 아니라 삶의 방법이다"라고
한 조지 핀치의 말을 새삼 음미하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