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책잔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북페어가 2일 오전 9시
(한국시간 오후 5시) 개막됐다.

독일출판인서적상협회 주최로 7일까지 계속되는 제48회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는 최고.최대의 저작권거래 전문 도서전답게 총 18만4,000평방m의
대규모 전시장에 전세계 105개국 9,000여 출판사가 개별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모두 33만여종의 인쇄 및 전자도서가 전시된 가운데 개막과 함께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출판관계자의 저작권 상담이 열기를 띠고 있다.

국내에서는 350종을 출품한 한국출판문화협회를 비롯 금성출판사
문학동네 웅진출판 현암사 등이 별도의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95년 97개국 8,889개사에 비해 다소 늘어난 이번 도서전의 규모는
인터넷 등 통신망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국제도서전이 급격히 위축되리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전세계 출판흐름을 현장에서 체험하려는 움직임이
좀체 시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람이 프랑크푸르트북페어에 오기 때문에 누구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찾는다"를 모토로 내걸고 있다는 페터 바이트하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운영위원장은 올해 도서전의 전시장 면적을 지난해 (13만1,000평방m)
보다 50% 가까이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200개가 넘는 출판사가 전시부스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출판사의 전시부스가 총 816개로 95년에 비해 20%이상 늘어난
점은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권위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도서전의 커다란 특징은 전자출판물의 초강세.

93년 최초로 멀티미디어관을 따로 마련하는 등 전자출판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은 올해 멀티미디어기기를 이용한
전자출판물 전시관을 더욱 확대, CD롬 및 온라인도서에 대한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도서전 개막에 앞서 1일 오후 열린 저작권전문가회의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10회째를 맞은 저작권전문가회의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자랑하는
행사의 하나.

올해는 영화산업과 출판저작권을 주제로 저작권전문가와 출판인,
영화감독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책과 멀티미디어, 그리고 영화산업의
협력방안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벌였다.

한편 테마국을 지정하는 도서전 관례에 따라 올해는 아일랜드가
주제국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민족시인 시머스
히니가 프랑크푸르트북페어 개막 연설을 맡았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