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중 증권거래소에 직접 주문을 낼 수 있는 회원사는 현재
36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영업점이 100개 가까이 되는 대형사도 있고 본점 하나뿐인
소형사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권사 대부분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기반이 지점약정과 상품운용 등 일부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는데다
이 부문에서마저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5월 개설된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위탁판매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회사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증권발행 등 인수업무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선물은 아직 위탁매매 비중이 적어 수수료 수입이 많지 않은데다 공사채형
수익증권도 수익률이 주식형에 비해 다소 떨어져 판매에 한계가 있어서이다.

쌍용증권은 지난 24일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국민은행 해외DR(주식예탁
증서)발행으로 벌어들였다.

3억달러에 달하는 발행금액의 2.7%를 주간사 수수료로 받은 것이다.

로드쇼 등 발행에 들어간 비용과 해외현지법인 운영비용을 뺀 순수입만도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사가 이 정도를 위탁매매 수수료로 벌어들이려면 1조3,200억원정도의
약정을 올려야 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팔때 거래대금의 0.5%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이다.

월초에 비해 거래가 늘었다는 요즘도 하루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5,000억원
을 조금 넘는 정도임을 감안하면 전 증권사가 이틀이상 뛰어야 쌍용증권이
국민은행 DR발행으로 벌은 만큼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인수업무의 수지타산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일부 증권사는 주가지수선물과 공사채형 수익증권 판매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동양증권 선경증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대우증권은
동양증권과 함께 수익증권 판매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선물시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어 머지않아 현물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장차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사들이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면 반대로 중소형사는 업무영역
을 특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모든 영업부문에 힘을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수업무 등 운영비용이 크고 중소형사로선 실적을 올리기 어려운 부문은
과감히 축소.철폐하고 지점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중소형사라고 다 점포영업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동원 신영등은 상품운영에서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면서 증시침체
속에서도 당당히 흑자를 냈다.

회사 전체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운영은 자금 운영을
맡고 있는 운영자(트레이더)와 최종 결정권자인 임원 등 극소수의 능력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몸집이 가벼운 중소형사가 노려 볼만한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