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선 < 차병원(강남구 역삼동) 산부인과 과장 >

"원치 않는 임신을 어떻게 피해야 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는 1년에 약 150만건의 낙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한해에 태어나는 신생아의 2배가 넘는다.

이중 33%가 미혼여성에 의한 낙태다.

또 기혼여성의 54%가 낙태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태는 경제적 인적 낭비는 물론 도덕적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해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피임법에 대한 교육 및 보급이 매우 중요하다.

피임할때 염두에 둬야할 점으로 우선 자궁 난소 등에 해부학적 결함이
없는 가임기의 여성은 항상 임신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적절한 영구피임이라 할지라도 100% 완벽한 피임법이 없다는
것이다.

99%이상의 피임효과가 있는 피임법을 사용하더라도 항상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많이 쓰이는 피임법은 콘돔 피임용질격막(자궁경부만 싸주는 것으로
전체를 감싸는 여성용 콘돔과 다름) 살정충제 성교중지법 주기법 경구피임약
자궁내장치 등이 있다.

사회.경제적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단산을 원할때 영구피임을 위한
정관절제술이나 난관결찰술이 이용된다.

남성피임의 대표격인 콘돔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계적인 피임법으로 매우 효과적이고 값이 싼 피임기구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임균 매독균 에이즈 등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을
예방하는데 뛰어나다.

하지만 불량 콘돔을 사용하거나 착용방법이 잘못됐거나 성교중에 착용하는
경우에서 기술상의 실수가 빚어질 수 있으므로 더 완벽한 피임을 위해서는
살정충작용이 있는 피임용젤리나 포말 등을 사용하는 2차적인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

질외사정법은 가장 오래된 피임방법중의 하나로 남성의 충분한 자기통제가
요구되며 질에 가까운 여성생식기에 외부에 정액을 배출할 경우 실패할
위험이 있다.

정관절제술은 남성이 할 수 있는 영구피임방법이다.

음낭에 있는 정관을 묶고 자르는 방법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행할 수 있고
단한번의 시술로 영구피임이 가능하고 피임효과가 높다.

수술을 받았다고 그날부터 완벽하게 피임되는 것은 아니고 수술전에
만들어진 정자가 바깥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후 10회 정도는 다른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

정관수술로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수술후 7~10일 정도는 안정을
취하고 부부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