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함경남도 신포시 일대 2백70만평을
경수로건설부지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자는 29일 "KEDO와 북한 협상대표단이 27일(한국시간) 부지인수
및 서비스 의정서에 대한 공동문안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제공하는 2백70만평에는 <>발전소 <>노동자임시숙소 <>부지연결도로
<>남대천일대 골재채취장 및 취수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북한내 합영회사의 노동자임금수준과 "대북경수로사업이 갖는
특수성"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북한노동자의 월평균최저임금을 정하되
주계약자인 한전과 북한당국간 별도의 임금계약에서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경수로부지안에 북한측은행과 KEDO가 지정하는 은행의 사무소를
모두 설치할 수 있다는데 합의했다.

북한관영 중앙통신은 지난 28일 KEDO대표단과 북한측전문가들이 "경수로
공급이 갖는 특수상황과 국제적인 관례에 맞는 의정서에 대해 논의한 뒤
합의를 이끌어냈다"면서 "의정서합의로 경수로건설사업의 모든 조건들이
갖춰졌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그러나 2건의 의정서에 가서명하지 않고 합의의정서 공식화여부를
양측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정치적 판단에 따르기로 의견을 모아 무장공비침투
사건해결 등 분위기조성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연내착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4자회담과 경수로사업 등 대북정책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대남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50억달러이상의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기 어려워 사업추진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