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성씨의 검게 그을린 얼굴 탓일까.

원주민들이 외부인들에게 흔히 갖는 적대감을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를 좋아하는 그가 밀림에서 생활하는 원주민들과 쉽게 친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는 현지 출장때 그곳 원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계 몇개를 꼭 선물로
챙겨간다.

또 귀국할 때는 입고 있던 옷까지 벗어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닮았다.

그는 술을 좋아해 현지 원주민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때도 많다.

현지인들이 소주를 양주보다 선호하게 된 것은 그의 공로다.

원주민들이 그에 대한 각별한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 만들어준 200여개의
목각인형은 그의 재산목록 1호.

"화장실에 가면 그 집안을 알수 있고 산을 보면 그 나라를 알수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이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태백산맥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경제수림이 없다고
걱정이다.

금수강산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산림자원이 빈곤해졌다는 얘기다.

요새 젊은이들의 흔한 걱정거리는 아니다.

그는 스스로 검사해 실어나른 원목이 국내에서 좋은 합판으로 만들어져
제값을 받을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최근들어 합판이 잘나간단다.

없어서 못팔 정도라는 것.

그래서 요즘 신바람이 난다.

음지에서 묵묵히 애쓰는 최환성씨같은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발전의
버팀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유병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