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유브랜드로 중국대륙을 덮어라''

중소업체들이 자기상표로 중원정복에 나섰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소득수준 증가로 고급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핸드백 등 가죽제품과 사무용가구 침대업체들이 중국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기호상사 에이스침대 동서가구 청산 등이다.

가파치브랜드의 피혁제품업체 기호상사는 북경 상해 천진 하얼빈등 주요
도시의 직영점과 위탁매장을 속속 개설하면서 자기상표로 고급소비자공략에
나서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1년여만에 18개의 매장을 마련했다.

마케팅의 특징은 일류백화점에 일류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북경매장은 콘코드백화점을 비롯 사이터 서단백화점등 굴지의 백화점
12곳이고 상해 역시 아시아 최대규모라는 야오한을 비롯 홍교 동방백화점에
입점했다.

핸드백가격은 한화로 12만원에서 14만원선으로 중국인의 2~3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아주 비싼 가격이다.

그런데도 고소득층의 귀부인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이 가격대는 피에르카르댕이나 피에르발망 루이비통등 세계 일류브랜드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호상사의 성상현사장은 "품질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가격도 최고수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99년까지 주요도시에 1,000개의 매장을 열고 연간 1,000만달러수준인
중국내수규모를 10년내 10억달러로 늘린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에이스침대도 에이스라는 고유브랜드로 침대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마케팅은 대리점을 통한 대소비자판매와 호텔의 단체납품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북경의 만리장성과 심양및 청도국제공항등 주요지역에 입간판을
설치하고 현지 신문 잡지 TV를 통한 광고로 브랜드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광주에 공장을 가동중인 이 회사는 내년중엔 심양에 제2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광주공장은 심천등 경제특구와 상해등 남부및 중부지방을 집중 공략하고
심양공장은 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등 동북3성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에이스의 안유수회장은 "가구와는 달리 침대는 인체가 직접 접촉하는
제품이어서 과학적인 제품생산이 밑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며 "지난
30여년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기술수준의 제품으로
중국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의 중국공장은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등에 현지공장을 설립,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월드에이스"전략의 일환이다.

이가운데 중국시장은 가장 성장가능성이 큰 지역이어서 최초로 현지공장을
건설했고 그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

동서가구는 사무용가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는 "동서오피스퍼니처".

이 회사는 광주 심천 상해등에 10여곳의 대리점을 개설하고
워크타운시리즈와 오피니언시리즈의 시스템가구 공급에 나서고 있다.

중국 사업은 지난 6년동안 홍콩현지법인이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방식을 취해왔으나 올상반기엔 광동성에 25억원을 출자,
사무용가구 공장을 건설해 현지에서 만든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말께부턴 일부 라인에서 혼례용 가구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동서가구의 김응요전무는 "중국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사무용빌딩건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따른 가구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 유망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핸드백업체인 청산도 광동성 핸드백공장의 제품을 미국과 유럽지역에
전량 수출해왔으나 연말부터 고유브랜드로 내수시장에 참여키로 했다.

브랜드는 쌍또노레 트레조 부루틴등 3가지를 선보이기로 했으며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개발을 위해 연초에 3명의 디자이너를
중국에 파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청산은 50평규모의 직영매장을 광주에 설치하고 북경 상해 천진 대련
위해등 대도시엔 백화점 위탁매장을 설치키로 했다.

내년도 내수판매목표는 700만달러로 잡고 있다.

청산 중국공장의 최재경총경리는 "개방도시의 부유층에 걸맞는 고급제품을
공급하고 핸드백가격도 개당 200달러선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업계는 중국의 성장가능성이 크고 외국유명브랜드도 상륙한지
얼마되지 않아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수 있는 시장이어서 앞으로도
고유브랜드를 통한 시장진출이 크게 늘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