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심장수술과 관련, 공산주의자인 겐나디
셀레즈노프 하원의장과 옐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가 23일 동시에 옐친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서는등 러시아 야당인
공산당의 사임압력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공산주의자인 셀레즈노프 국가두마(하원)의장은 이날 전국으로 방영된 한
텔레비전 회견에서 "의사들이 심장수술을 받기에 옐친의 건강이 부적절하다
고 결정하고 활동을 줄이도록 권고할 경우 옐친은 대통령직 사퇴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이 옐친대통령에게 몇시간동안 일을 할 수 있을지등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대통령 스케줄을 제한하는등 결국 완전한 집무수행이 어려울
경우 십중팔구 옐친 스스로 사퇴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옐친대통령이 (이달초)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수술을 받지
않으면 자신의 집무가 쉬운 일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러시아의 현재
상황은 대통령이 쉬운 일만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개최된 유럽회의총회에 참가중인 주가노프
공산당수는 기자들에게 "지난 7월 대통령선거는 옐친이 자신의 건강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을 오도시켰기 때문에 불공정했다"며 "앞으로 옐친이 과연
통치하기에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옐친이 사임하길 바라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한편 옐친대통령의 심장수술 주치의 레나트 아크추린박사는 전날 수술은
오는 25일 회동예정인 의사위원회가 수술을 실시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결정을 내려야만 가능하다고 말해 수술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건강이상으로 집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권력을 이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누가 이를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