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16메가D램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개당 10달러 밑으로 하락,반도체 업계의 출혈생산이 불가피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현물시장에서 16메가D램이 개당 9달러선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미국 PC업계등 수요업체들은 한일 반도체 메이커들에 다음달 공급물량 가격
을 개당 9.5달러선으로 해줄 것을 요구, 정상적인 계약가격도 곧 10달러이하
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메가D램의 생산원가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1메가에 0.60~0.65달러(개
당 가격 9.6~10.4달러)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업체들이 하급제품인 FPM( Fast Page Mode)에 이어 그
동안 비교적 값이 높았던 고급제품인 EDO(Extended Data Out) 반도체도 10달
러 이하로 공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16메가D램의 손익분기점인 개당
10달러는 사실상 완전히 붕괴됐다"고 말했다.

FPM은 지난달 말 9달러선으로 떨어졌으나 EDO는 이달초까지 11달러선에서
거래됐었다.

업계는 당초 연말께 10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반도체 산업협회 관계자는 "PC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4.4분기를 앞두고 있어
다음달중 가격이 10달러 이상으로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있으나 가격 하락이
라는 대세는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만 업계가 반도체 생산을 시작
할 내년초에는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16메가D램 가격이 10달러 이하로 떨어짐으로
써 각 메이커들이 64메가D램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64메가D램의 공급이 늘어날 경우 반도체 불황이 장기
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