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사 : 한경 서평위원회
<> 편 자 : 김진현
<> 출판사 : 나남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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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꿈을 꾸고 미래를 전망하지만 자신의 꿈이 얼마나 값진
꿈인지 확인할 길이 별로 없다.

더 값진 꿈이란 실현 가능성이 있으면서 우리의 현실을 더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상당한 안목을 갖추지 않으면 값진 미래를 내다보기 어렵다.

우리는 좋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다.

20세기를 마감하는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여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서울시립대 김진현총장이 편집한 "한인, 삶의 조건과
미래"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세련된 눈으로 우리 현실의 의미를 탐구하고, 미래의
비전(전망)을 제시한다.

단순히 꿈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탐구의 결실로 나온 꿈을
선사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책을 꾸미고 있다.

문학자 시인에서부터 원자력 공학자까지, 가정문화에서 정치문화까지,
국토개발에서 해양개발과 우주개발까지 논의하고 있다.

더 의미있는 삶을 전개해 나아갈 수 있는 한국을 바라보며 환경 사회
정치 경제 농업등 다양한 분야의 삶의 조건을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의 글들은 문화로서 한국인의 삶의 형태를 어떻게 조성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귀착하고 있다.

잠깐 숨을 돌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되짚어 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발전이라는 전차를 타고 맹목적으로 달려왔다.

소위 경제제일주의에 젖어 문화를 가꾸고 의미를 탐구하는 일을
등한시하였다.

선진국에 진입한다고 하지만 경제지표 말고는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

도서관의 책들은 보잘 것 없고, 대학의 연구시설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환경파괴는 가속되고, 이들을 개선해야 할 정부의 관리능력도 과거의
개발제일주의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가 되었고, 그럴만한 여력도 갖추었다.

의미가 담긴 걸음걸음이 쌓여서 찬란한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더 의미있는 미래가 무엇인가를 식별할 수 있는 감식력을
키워야 할 때다.

이런 안목이 없이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세련된 안목없이 의미있는 현실을 얻지 못한다.

문화란 한두사람만의 안목으로 조성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대다수 한국인의 안목이 변화하지 않고 세계속의 선진국가를
만들 수 없다.

우리의 안목을 세련되게 하고 감식력을 키우는 데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맛깔스럽게 차린 음식상처럼 음미할 것이 많은 글모음이다.

김영평 <고려대교수.행정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