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극복을 위한 해법은 없는가"

신한국당은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이홍구 대표위원 주재로 이상득
정책위의장 이강두 제2정조위원장 황병태 강경식 서상목 최병열의원 등
당소속 "경제통"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경제난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겉으로는 지난 9일 한승수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경제간담회의 내용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자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간담회를
비밀리에 추진한 점과 참석자들이 그동안 경제정책에 대한 강한 소신을
피력해온 "강경파"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간담회에서 이대표는 <>고비용 저효율구조 개선방안 <>국제수지 개선책
<>저축증대및 과소비 억제대책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 <>대기업 정책방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추진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참석자들은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으로
<>금리인하 <>상시적 임금동결구조 유지 <>공장용지값 인하방안과 함께
국제수지 개선책으로 단기적인 환율관리문제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대기업의 해외투자시 자기자본비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과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상호신용금고의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기능을 제고하는 문제, 대기업정책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각종 제도개선시 사전예고제 실시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저축증대방안으로 금융실명제를 일부 보완하는 방법과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장기국채를
발행하는 방안들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병태 최병열의원 등은 그동안의 소신대로 종합과세제도 개선,
SOC 확충을 위한 국공채 발행, 임금동결 등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오갔던 구체적인 토론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상득의장도 간담회가 끝난뒤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하지는 못했다"면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우선 의견을 모으고 여론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한승수부총리가 발표한 "9.3경제대책"에 알맹이가 없다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당내 의견이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이대표가
"강성"의원들만 따로 부른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정부측에 추가보완책을
요구하기에 앞서 "수위조절" 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개별적인 소신발언으로 당정간 불협화음을 야기시키지
않도록 당부하면서 당내에서 의견조율을 한뒤 당정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입장을 주지시켰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어쨌든 경제난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신한국당으로서는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당론을 확정짓기에 앞서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총체적인 경제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점점 확산되고 있고
당내에서도 각기 다른 처방이 제시되는 등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대표가 당내의 다양한 의견들을 효과적으로 수렴, 시의적절한
경제난 극복방안을 내놓을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함께 당정간 불협화음에 대한 부담을 염두에 두지 않을수 없는
신한국당이 정부측에 얼마만큼의 강도높은 보완책 마련을 주문할지도
주목된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