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규 < 한일경제연 책임연구원 >

최근 미국의 산업계가 활력을 회복하게 된것은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의
현저한 성장에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미국에는 창업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에는 유망 중소기업에 출자하는 개인투자자가 우리나라
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은행의 심사시스템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중소기업에 매우 유리하게 되어
있다.

대출시에도 고정자산이 적은 중소기업들을 위해 동산 및 채권담보의 금융,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은행들은 유망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조차
있어 중소기업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 육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서는 국내은행들의 심사방식에 있다.

담보위주의 대출이 철저하여 담보자산이 없는 중소기업은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유망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은행들도 직접금융시장
에서의 자금조달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대기업을 대신할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는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형의 유망중소기업의 역할이 보다 중요성을 더해감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이들 중소기업의 육성 및 발굴의 일환으로 기술담보제도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기술담보제도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국내은행들이 이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아직 운영상 어려운 점이 많으므로 정부의 3단계
시행방안에 따라 시행하는 편이 무난할 것이다.

1단계(97~2000년)에서는 장차 기술담보제도 도입에 대비하여 지적재산권등
기술에 관한 법적문제, 평가방법, 도입시 예상되는 문제등을 당해 분야에
정통한 금융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철저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기술에 대한 감정평가 담당자 및 심사역을 육성하여 감정 및
사정방법을 습득케 해야 할 것이다.

2단계(99~2000년)에서는 은행들은 아직 기술을 평가할 만한 능력이 전혀
없으므로 기술평가감정원의 평가에 근거하여 대출해야 할 것이다.

기술평가감정원이 평가한 기술자산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공신력이 있으며,
은행으로서도 기술자산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으므로 가장 확실한 유통가격을
형성시킬 수 있게 된다.

3단계(2000년이후)에서는 은행들이 독자적으로 기술을 사정 및 심사하여
대출하는 소위 민간경쟁체제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이때에는 기술로 상품화된 제품의 국내외 시장점유율 및 매출액등을 조사
하는등 담보가치가 충분한 기술 및 기술중심의 영업담보로 확대하여 대출을
시행한다.

이러한 기술담보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국가경제 및 기업 그리고
금융기관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다 주리라고 본다.

그러나 기술담보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은행들
이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대출관행에서 벗어나 전체 대출자산중 일부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리스크가 높도록 대출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여 이부분을
기술담보에 과감하게 활용하는 소위 리스크를 취하는 체질로 전환하여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진정한 중소기업육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