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16일 오후 제일은행본점강당에서 "한국경제는 위기인가"
라는 주제로 한승수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을 초청, 경제전망특강을 개최
했다.

이번 경제특강은 현재 우리경제가 처해있는 상황이 어떤지를 진단하고
극복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자들은 정부가 좀더 현실적인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특강에선 한부총리외에 <>위기극복의 조건(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과 자본시장(홍인기 증권거래소이사장) <>무역
적자와 환율문제(이필곤 삼성물산부회장)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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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극복의 조건 >

이한구 < 대우경제연구소장 >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경기하락추세를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은 과거의
경기순환과정과 비교하거나 선진국들의 경우와 비교할때 나쁘지 않다.

또 이자율과 환율도 과거 보단 안정된 상태에 있게 된다.

그리고 고용조정도 과거 보단 강하게 진행된다.

그러므로 기업계평균으로선 현재의 경기하강상태가 과거보다 나쁘다는
주장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오히려 거시경제차원에선 지나치게 내수경기의존형에서 조정을 않기 때문에
국제수지와 물가사정이 악화되고 이것은 방치되면 자본자유화 개방화의
시대에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극히 어렵게 만들수 있다.

금년의 연착륙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이후의 연착륙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이제부턴 일반적 경기수준을 부양시키기보다는 모든 경제주체들의 혁신적
변신이 가능토록 규제철폐 노동시장개혁 금융산업개혁 정부기구개혁이
제시된 프로그램에 따라 그 진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각계각층이 국제
수준에 도달하도록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 몇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물가안정을 매우 강조하고 있으나 특히 내년의 대통령선거
사회간접자본형성지출의 팽창 임금상승압박이 심한 서비스와 농수산물의
유통부문 지난 몇년간 누적된 총유동성에다가 OECD가입과 관련된 자본유입
등 경제운영환경은 지극히 나쁘다.

세출예산은 팽창시키면서 물가지수관리형 행정력동원에는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

오히려 물가상승율안정목표를 내년까지 포괄해서 제시하는게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다.

둘째 근래 증대되는 고용불안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을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노동시장개혁과 임금안정을 도모할수 있을지 궁금하다.

오히려 3~5% 수준까지 실업률이 올라갈 것을 전제로 고용흡수력이 높은
생산적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기술과 정보의 보급에 힘써서 노동인력의
고급화를 달성하며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신할수 있도록 재훈련체계를
갖추는게 중요한 과제이다.

셋째 경기하강기에 있어서 같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성장의
내용은 관심을 갖고 개선해야 한다.

SOC건설도 갑자기 많이 늘리기보다는 적정수준에 머물도록 하고 완전히
죽어가는 설비투자를 좀더 부추길 필요가 있다.

넷째 다양한 재벌관련정책은 확실히 정리해나갈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법 여신관리 해외투자규제 새로운 사업에의 진입제한 업종전문화
상장기업들의 경영공개 세법 기타제도상의 각종차별 등등은 개방화시대에
걸맞는 방향으로 단계를 설정해서라도 일괄정리하는 기회가 있어야 하겠다.

SOC민자유치 공기업민영화 금융기관의 경영혁신이 모두 재벌문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다섯째 대표적으로 비효율적 비탄력적 부문으로 지목되는 공공부문(공기업
포함)과 노동시장(특히 대기업 공기업노조)에서 얼마나 단호한 정부의 모습
이 보여지는가에 따라 제시된 다른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