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550만명, 시장점유율 48%"

제2무선호출(015) 사업자들이 지난 93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
3년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전국적으로 10개사인 이들 사업자는 때맞춰 불어닥친 학생및 봉급생활자들
의 통신수요에 부응, 초기부터 완벽한 서비스제공으로 고성장을 일궈냈다.

이들은 특히 내년부터 제공할 새로운 통신서비스인 보행자전용휴대전화
(CT-2)서비스를 통해 또한번의 신화를 이룩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015사업자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개시한 업체는 지난 93년5월부터 개시한
제주이동통신.

수도권사업자인 서울과 나래이동통신등 5개사업자는 그해 9월 중순부터
가입자를 받아 10월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서비스초기부터 고품질을 바탕으로한 고객만족을 지향함으로써
당시에는 생소하기만 했던 무선호출(삐삐)서비스를 가장 일반적인 통신
서비스로 탈바꿈시켰다.

이들이 초기에 핵심전략으로 삼은 것은 100%에 가까운 무선호출수신율의
실현.

통신서비스는 특성상 초기에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정의진 서울이통사장)는 불문율 때문이었다.

이를위해 당시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한국이동통신보다 20%정도 많은
기지국을 설치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등 서비스향상에 노력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무선호출시장은 이들 015사업자의 등장에 따라 기존 사업자인
한국이통과의 경쟁으로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92년말까지 145만명선이던 가입자가 93년말 265만명, 94년말 636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어 95년말 958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8월말현재 1,156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중 015사업자들은 8월말까지 55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같은
기간중 400여만명을 확보한 한국이통을 능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같은 성장은 015사업자들의 연합회인 한국무선호출협의회를 통한 협력과
한국무선통신연구조합(KOWRI)을 설립,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한 것이 큰 역할을 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계속해서 고성장가도를 달릴수 있을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들어 시장포화로 가입자증가가 둔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제3사업자인 해피텔레콤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나래와 서울이통을 긴장시키고 있다.

나래와 서울은 이때문에 차세대무선호출로 불리는 고속 및 쌍방향무선호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들이 제공하는 "말로하면 글로뜨는" 교환원방식의 문자
호출서비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현재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2주만에 회사당 1,2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 시장포화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내비췄다.

015사업자들은 이와함께 지난6월 각 지역의 보행자전용휴대전화(CT-2)
사업권을 획득,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이들은 현재의 이동전화가 주로 전화를 거는쪽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발신전용인 CT-2를 싸게 제공할 경우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업계전문가들은 015사업자들이 앞으로 고속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경영효율성 제고와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자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