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의 오무영사장(55)의 사무실에는 부장급이상 직원들과 핫라인으로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가 두대 있다.

그는 또 일주일에 한번 하는 부서장급회의도 한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오사장은 그만큼 빠른 것을 좋아한다.

그가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도 모든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출근때와 퇴근시 항상 컴퓨터 앞에 앉는다.

지난해말 도입한 전자결재시스템 "BC누리"를 통해 들어온 결재서류를
챙기기 위해서다.

"사장실앞에서 결재서류를 들고 직원들이 장사진을 치는 모습을
보고 답답했다"는 오사장은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결재가 이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컴퓨터로 결재만 하는게 아니다.

사내에 알릴 사항을 전자게시판에 직접 올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직접 실었다.

오사장은 전자결재덕분에 시간을 절약하게된 것은 물론 수시로 결재를
할 수 있어 피곤함도 종전보다 덜하고 업무내용도 자세히 살펴볼수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와 컴퓨터의 첫 인연은 지난 91년 구재무부 근무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보화교육을 받으면 가점을 주는 제도에 따라 코볼 포트란등 이른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던 것.

그러나 배운 것으로 끝났었다.

직접 활용할 기회가 없어서다.

그러다가 비씨카드로 옮겨오면서 컴퓨터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고 한다.

많은 수의 고객을 관리해야하는 업무특성때문이었다.

비씨카드가 지금까지 발급한 카드는 1,600만개.

올해말이면 2,000만개에 달할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를 컴퓨터 없이 수작업으로 관리하는 것은 상상도 할수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더욱이 조흥은행등 13개은행과 함께 회원을 모집하기때문에 전국
6,000개지점에서 고객이 문의하는 사항을 즉각 답해주기 위해서라도
컴퓨터는 절실한 도구라고 오사장은 말했다.

오사장은 이때문에 신용카드업무를 "단순 금융업이 아니고 고객의
정보를 정보기술을 이용해 관리함은 물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정보통신서비스업"이라고 믿는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최고정보경영자과정을 지난해 봄 이수한 것도
직원들에게 컴퓨터사용을 독려하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바둑 아마 5단이기도 한 그는 집에서 틈틈이 컴퓨터와 바둑을 한다고
들려줬다.

"요즘은 신용카드와 관련된 책을 쓰는 것을 구상중"이라는 오사장은
"자료수집에 능한 컴퓨터가 이 일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