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중 < 대교그룹 회장 >

세계화.국제화.정보화가 주창된지 오래고 전세계가 "하나의 마을, 지구촌"
의 개념으로 묶여버린지도 이미 오래다.

때문에 그야말로 전세계의 기업들은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고 이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개념이 기업의 필수전략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인가.

생존을 지향하는 기업의 필수전략이 돼버린 것은 바로 개혁과 변신이다.

도몬 후유지의 소설"불씨"를 접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같은 개혁에 대한
의지에서 출발했다.

풍요롭고 모든 것이 안정된 듯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개혁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불씨"는 지금부터 약 200년전, 18세기 후반 일본 막부시대 동북지방의
한 작은 번(막부의 지배와 간섭을 받는 지방자치정부)을 배경으로 17세의
어린나이에 번주의 자리에 오른 영주가 몰락해 가는 "재의 나라"를 과감한
개혁을 통해 "불의 나라"로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역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비록 소설형식을 띠고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발맞춘 개혁정치나
새로운 경영전략을 찾는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구성된 훌륭한
지침서로 손색없다.

긴박한 전개, 심오한 성격묘사등 기존의 기업.역사소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화려한 기법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 시대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그 무엇이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속에 작은 불씨 하나가 옮겨지는 것을 느꼈다.

"백성 한사람 한사람이 불씨가 되어주길 바란다. 우선 자신의 가슴에 불을
붙여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른 사람 가슴에 그 불을 옮겨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에서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불씨 하나가 나의 조직, 우리사회의 커다란
개혁과 변혁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깊이 새기면서"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