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차 협력업체의 대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영세한 규모의 1차 협력업체들을 2차 하청업체화하는 등 1차
부품업체수를 축소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4백여개에 달하는 1차 협력업체를
단계적으로 줄여 오는 2000년까지 2백70여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는 이를위해 영세한 규모의 1차 부품업체는 2차 벤더화하고 대신
경쟁력을 갖춘 1차 부품업체에 대해서는 기술개발력 향상을 위해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특히 최근 도입한 협력업체 경쟁입찰제를 이 제도와 병행해 협력업체
경쟁력을 보다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2백80여개의 1차 부품업체를 장기적으로 2백여개로
줄여나가기로 했으며 대우자동차 역시 2백50여개에서 1백90여개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쌍용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도 현재 4백여개에 달하는 1차 부품업체수를
2000년까지 3백개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완성차업체들은 이를 위해 부품조립 라인을 1차 협력업체로 이양해
이들 업체가 미리 부분품을 조립해 납품토록 할 계획이다.

예컨대 차의 앞부분에 들어가는 범퍼 라디에이터 에어컨파이프등은
그동안 각각 다른 부품업체에서 들여다 완성차업체들이 조립해왔으나
앞으로는 한개 1차 협력업체가 이를 조립해 모듈(부품 덩어리)로
완성차업체에게 납품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완성차업체들은 공정수를 크게 줄여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되며 1차 협력업체들은 조립에 따르는 부가가치를 확보해 대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협력업체들은 조립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게돼 기술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