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부산 가덕도에 자동차 가전용 냉연강판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0일 "부산 가덕도 항만개발로 생기는 3백여만평의
여유 매립지에 냉연강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러시아
철강업체 2~3개사와 기술도입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냉연공장은 삼성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자체 냉연강판
수요를 충당할 목적"이라며 "착공시기는 가덕도 항만개발 사업의 진척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빠르면 내년말이나 내후년 초에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규모는 초기에 연산 16만t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은 일단 냉연공장이 완공돼 가동되면 중간원료인 열연코일은
러시아산을 전량 수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삼성관계자는 "승용차와 가전에 들어가는 고급 냉연강판의 경우 포철
열연코일로는 품질이 미흡하다는 판단"이라며 "러시아산은 독일 벤츠사에서
도 사용하는 등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냉연강판 사업의 주체로 별도법인을 설립할지, 아니면 삼성중공업
등 기존 계열사를 통해 추진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냉연강판 수요는 가전부문이 현재 연간 30만t이고 승용차
생산 첫해인 오는 98년 삼성자동차가 4만t 정도를 쓸 예상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부산 가덕도에 컨테이너 전용항만시설을 국내업체
컨소시엄으로 오는 2002년과 2006년까지 1,2단계로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1일자).